[대한민국 도시 이야기-남원] "춘향 콘텐츠 부각시켜 아시아 대표 예술도시로 거듭나야"
“남원은 춘향전과 흥부전을 낳은 고전문학의 중심지입니다. 판소리를 비롯해 시(詩)·서(書)·화(畵)가 고루 발달한 대표적 예향(藝鄕)이죠.”

전북 남원 출신인 김병종 서울대 미대 교수(63·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원처럼 풍부한 문화자산과 천혜의 자원을 지닌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원이 독일의 음악도시 바이로이트나 폐공업지대에서 예술도시로 탈바꿈한 일본 나오시마처럼 작지만 강한 문화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교수는 1953년 남원시 송동에서 태어났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남원에서 자랐다. 이후 서울대 미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임용됐다. 그의 작품은 영국 대영박물관, 미국 온타리오미술관 등 전 세계 유명 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대를 방문했을 때 대학 측이 김 교수의 그림을 시 주석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수시로 남원시의 자문에 응하는 그는 맹목적인 성장 위주의 개발이 아니라 남원의 자연과 문화를 활용한 중장기적 발전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눈에 띄는 성과가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자연을 보존하고 예술을 재해석해 남원만의 콘텐츠를 창조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인 이탈리아 베로나처럼 남원도 춘향이란 콘텐츠를 살려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