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불황 넘는 기업들] "위기는 기회다"…'통큰 투자'로 신사업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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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다결정 태양광 모듈 상용화
금호타이어 초고성능 타이어 '입소문'
대한항공, 고효율 신형기 100대 도입
"구조조정 속 선택과 집중 전략 빛나"
금호타이어 초고성능 타이어 '입소문'
대한항공, 고효율 신형기 100대 도입
"구조조정 속 선택과 집중 전략 빛나"
글로벌 경제 불황, 원자재값 하락 등 악재를 맞은 상황에서 4분기를 준비하는 기업들은 ‘혁신제품’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만이 불황에도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내부적으로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며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
한화그룹은 그간 꾸준히 투자한 태양광산업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 태양광 셀 생산 규모 세계 1위인 한화큐셀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50% 증가한 8450만달러(약 95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100만달러(약 11억원)에 불과했다.
한화큐셀은 그동안 개발한 신기술을 상용화하면서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올초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는 한화큐셀의 다결정 태양광 모듈이 19.5%의 발전효율을 기록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하는 신기술로 실적을 크게 키운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창업 70주년을 맞아 경영방침을 ‘창업초심(創業初心)’으로 정했다. 1946년 택시 2대로 창업한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업계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금호는 특히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프리미엄 초고성능(S-UHP) 타이어 ‘엑스타(ECSTA) PS91’이 대표적이다. ‘엑스타 PS91’은 최고출력 500마력 이상의 고출력, 고성능 차량에 최적화된 초고성능 타이어로 접지력, 제동력, 고속 내구성, 승차감 등을 크게 향상시켰다. 시간당 300㎞ 이상의 한계속도에서도 안정적인 내구력과 주행 성능 발휘가 가능해 고속 주행 성능을 중요시하는 포르쉐,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의 슈퍼카 운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돌파하는 ‘역발상’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고효율 신형기를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창사 50주년이 되는 2019년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지난해 6월 국내 항공 사상 최대 규모인 항공기 100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100대 신형 항공기는 현재 보유 중인 B737NG 기종을 대체해 중단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1등 상품으로 위기 돌파
코오롱그룹은 의약, 섬유 쪽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개발명: 티슈진-C)’의 신약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17년간 바이오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해온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보사는 사람의 정상 동종연골세포와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가진 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로 간단히 투여해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바이오신약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폴리이미드(colorless polyimide) 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디스플레이 시장의 조기 선점을 위해 최근 양산설비 투자를 확정했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 번을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아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연 유기태양전지도 개발하고 있다. 유기태양전지는 유기물 기반으로 제작된 태양전지로 기존 무기태양전지에 비해 가볍고 유연하며 형태 및 색상 구현이 자유롭다.
LS는 국내 1위 사업들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6대 핵심 육성사업인 초고압,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전력시스템, 트랙터, 전자부품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기존 시장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신소재 사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효성은 10여년간 폴리케톤 개발에 약 50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해왔다.
폴리케톤은 우수한 내충격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등 특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적용될 수 있다. 효성은 지난해 폴리케톤 가공 기술, 연료튜브용 컴파운드, 자동차 커넥터용 폴리케톤 소재 등을 개발했다. 올해에도 폴리케톤 시장 확대를 위해 폴리케톤이 적용될 수 있는 용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효성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연산 1000t 규모의 폴리케톤 소재 생산 공장과 연산 5만t 규모의 상용 공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국내 및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재계는 불필요한 부분은 구조조정하고 있지만 신사업에는 예년보다도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여러 번의 위기를 통해 ‘1등 상품’만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
한화그룹은 그간 꾸준히 투자한 태양광산업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 태양광 셀 생산 규모 세계 1위인 한화큐셀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50% 증가한 8450만달러(약 95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100만달러(약 11억원)에 불과했다.
한화큐셀은 그동안 개발한 신기술을 상용화하면서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올초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는 한화큐셀의 다결정 태양광 모듈이 19.5%의 발전효율을 기록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하는 신기술로 실적을 크게 키운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 창업 70주년을 맞아 경영방침을 ‘창업초심(創業初心)’으로 정했다. 1946년 택시 2대로 창업한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업계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금호는 특히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프리미엄 초고성능(S-UHP) 타이어 ‘엑스타(ECSTA) PS91’이 대표적이다. ‘엑스타 PS91’은 최고출력 500마력 이상의 고출력, 고성능 차량에 최적화된 초고성능 타이어로 접지력, 제동력, 고속 내구성, 승차감 등을 크게 향상시켰다. 시간당 300㎞ 이상의 한계속도에서도 안정적인 내구력과 주행 성능 발휘가 가능해 고속 주행 성능을 중요시하는 포르쉐,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의 슈퍼카 운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돌파하는 ‘역발상’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고효율 신형기를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창사 50주년이 되는 2019년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지난해 6월 국내 항공 사상 최대 규모인 항공기 100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100대 신형 항공기는 현재 보유 중인 B737NG 기종을 대체해 중단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1등 상품으로 위기 돌파
코오롱그룹은 의약, 섬유 쪽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개발명: 티슈진-C)’의 신약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17년간 바이오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해온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보사는 사람의 정상 동종연골세포와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가진 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로 간단히 투여해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바이오신약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폴리이미드(colorless polyimide) 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디스플레이 시장의 조기 선점을 위해 최근 양산설비 투자를 확정했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 번을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아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연 유기태양전지도 개발하고 있다. 유기태양전지는 유기물 기반으로 제작된 태양전지로 기존 무기태양전지에 비해 가볍고 유연하며 형태 및 색상 구현이 자유롭다.
LS는 국내 1위 사업들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6대 핵심 육성사업인 초고압,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전력시스템, 트랙터, 전자부품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기존 시장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신소재 사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효성은 10여년간 폴리케톤 개발에 약 50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해왔다.
폴리케톤은 우수한 내충격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등 특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로 적용될 수 있다. 효성은 지난해 폴리케톤 가공 기술, 연료튜브용 컴파운드, 자동차 커넥터용 폴리케톤 소재 등을 개발했다. 올해에도 폴리케톤 시장 확대를 위해 폴리케톤이 적용될 수 있는 용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효성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연산 1000t 규모의 폴리케톤 소재 생산 공장과 연산 5만t 규모의 상용 공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국내 및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재계는 불필요한 부분은 구조조정하고 있지만 신사업에는 예년보다도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여러 번의 위기를 통해 ‘1등 상품’만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