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개관 40주년 특별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전을 찾은 한 관람객이 성남훈 씨의 ‘연화지
정’을 감상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개관 40주년 특별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전을 찾은 한 관람객이 성남훈 씨의 ‘연화지 정’을 감상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추석 연휴를 맞아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전시회가 다채롭게 열린다.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추석 연휴에도 문을 열고,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및 덕수궁미술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대구미술관 등도 휴무 없이 관람객을 맞는다. 갤러리 현대는 15일 하루만 휴관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4~18일 정상 개관하고 과천관 서울관 모두 무료로 개방한다. 과천관이 개관 30주년 특별전으로 마련한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전에서는 국내 작가 300여명의 소장품 및 소장 자료, 신작 등 56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서울관의 ‘김수자-마음의 기하학’을 비롯해 ‘올해의 작가상 2016’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 ‘젊은 건축가프로그램’ 전도 볼 만하다. 추석 당일(15일) 덕수궁미술관의 ‘이중섭, 백년의 신화’전을 찾는 관람객에게는 할인 혜택(어른 4000원, 초·중·고교생 2000원)을 준다.

갤러리 현대에 전시된 이건용씨의 ‘체 71’.
갤러리 현대에 전시된 이건용씨의 ‘체 71’.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대규모 회고전 ‘행복한 미술관’을 마련했다. 브라운의 데뷔 40주년을 맞아 ‘그림책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곱씹게 하는 전시회다. 그의 기출간 도서뿐만 아니라 국내에 미공개된 최신작의 원화를 포함해 200여점이 나와 있다. 국내 작가들과 공동 작업한 영상물과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미술을 만나고 싶다면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를 찾아보자. 갤러리 현대 신관에 마련된 ‘이건용, 이벤트-로지컬’전은 오랜만에 한국 전위미술의 흐름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다. 이씨는 연필을 비롯해 크레용, 합판, 종이 등 하찮은 매체를 활용해 행위예술에서 신체의 한계를 확장하고 시각화할 수 있다는 걸 작품으로 보여준다. 대구미술관은 중국 현대미술 작가 양푸둥 개인전을 비롯해 ‘대구 아티스트-선(線), 삶의 비용’ ‘와이 아티스트 프로젝트’ 등 다채로운 기획전을 펼친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상현실’과 김동현 씨의 ‘핀볼초콜렛머신’전을 무료로 개방한다.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비엔날레도 있다. ‘미디어와 예술의 만남’을 보여주는 ‘제9회 미디어시티 서울’은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 본관과 남서울생활미술관, 북서울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등에서 휴무 없이 진행된다. 첨단 미디어아트를 작업하는 23개국 61명(팀)의 작가가 조각,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106점을 내놨다. 다채로운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인간의 감성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광주비엔날레는 ‘제8기후대,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THE EIGHTH CLIMATE·WHAT DOES ART DO)?’를 주제로 한국 독일 스웨덴 등 37개국 101개팀 120명의 영상, 설치, 회화, 퍼포먼스 등 220여점을 펼쳐 놓았다. 스페인 작가 도라 가르시아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격문 등을 만들어서 배포한 녹두서점을 재현한 작품, 프랑스 작가 필리프 파레노의 LED(발광다이오드) 조명과 사운드로 재구성한 작품 등이 눈길을 끈다.

부산비엔날레는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을 테마로 부산시립미술관,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인 ‘F1963’에서 열리고 있다. 김구림 이건용 이승택(한국), 쉬빙·왕광이(중국), 시노하라 우시오·야나기 유키노이(일본) 등이 참가한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아방가르드 특별전을 통해 스펙터클을 강조하는 비엔날레의 관행을 넘어 대중적인 특성을 강화한 새로운 비엔날레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김경갑 기자 kkk10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