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가 “세계 각국이 저성장 늪을 빠져나가기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과 교역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1일(현지시간) IMF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세계 경제의 저성장 현상이 점차 굳어져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7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 저성장의 고착화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올해를 포함해 최근 5년간 세계 경제성장률은 1990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3.7%)에 못 미쳤고 내년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인으로 금융위기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중국이 경제시스템을 바꾸면서 세계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신흥국 경제가 타격을 받는 등 여러 가지가 겹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진한 경제 성장이 불평등 심화와 연결되면서 각국의 정치시스템이 경제 개방과 반대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강력한 정치적 행동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계가 오랫동안 실망스러운 성장 속에서 고통받을 것”이라고 정치적 고립주의를 경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저성장의 덫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의 중단 없는 이행 △과감한 재정투자를 통한 경기활성화 노력 △보호무역이 아니라 장벽 철폐를 통한 교역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런 각국의 노력이 국제적 공조 속에서 이뤄져야 하고, 성장의 결실을 보다 광범위하게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