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에 외교 정책을 조언하는 저명한 중국인 학자가 한반도 사드(고고도 방어 체계) 배치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때문이라며 한국의 입장을 옹호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중국이 그동안 북한에 대해 너무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면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31일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에 따르면 자칭궈(賈慶國)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이 최근 신랑망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일부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자 원장은 “첫 번째 오해는 북한을 중국의 군사 완충 지역으로 보는 것인데 이는 매우 전통적인 관점”이라면서 “현재는 비행기와 탄도탄 시대로 외국이 중국을 침입하려면 당시 일본처럼 조선을 통해 오지는 않을 것인데도 많은 중국인이 이런 점을 잘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는 조선이 사회주의국가로 우리와 공통된 의식 태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북한은 김일성의 주체사상으로 움직이지만 우리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로 차이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 번째는 우리는 조선을 혈맹 관계라고 여긴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실에서 북한은 반드시 그런 게 아니며 북한은 요구 사항이 있을 때만 이런 마음을 표시한다”고 지적했다.

자 원장은 “나는 우리가 북한에 대한 인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북한을 정상 국가로 다루면서 국가 이익과 가치 추구를 북한과 관계 발전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약 우리의 국가 이익과 가치에 부합한다면 북한을 지지하지만, 그에 반하면 반대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현재 핵무기 개발을 고집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 이익에 심각히 손상을 주므로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문제와 관련, 중국과 미국이 힘을 합칠 필요성도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있어 우리는 미국과 공통된 인식이 많지 않지만, 중국과 미국은 핵 비확산 문제에서 중대한 공통이익을 가지고 있다”면서 “어떤 곳에 핵무기가 있고 어떤 곳에서 핵전쟁이 발생하면 우리 인민에게 해를 주며 이런 문제는 미국도 같다. 그래서 이런 문제로 중미 양국은 서로 트집을 잡지 말고 확실히 합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 교수는 특히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북한 때문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는 미국과 한국에서 나왔지만, 근원은 북한에 있는데 만약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미국도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 이유가 없을 것이고 한국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요컨대 북한의 계속된 핵무기 개발 때문에 미국은 구실로 삼을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