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다니엘라 데시를 추모하며
이탈리아 소프라노 다니엘라 데시가 지난 20일 5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뒤늦게 발견된 암이 급속히 악화됐다고 한다. 필자는 2006년 한국에서 공연한 푸치니의 ‘토스카’를 잊을 수 없다.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그만큼 감동적으로 부른 가수는 마리아 칼라스 이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데시의 오랜 반려자인 파비오 아르밀리아토는 우디 앨런의 영화 ‘로마 위드 러브’에서 샤워할 때만 멋진 노래를 부르는 사돈 역을 맡았던 테너다. 그런데 데시만큼 인정받지 못했고 미국, 영국, 프랑스의 오페라하우스에선 아르밀리아토를 다소 기피했다. 데시는 그런 불이익에도 아르밀리아토와 공연하길 고집하곤 했다.

벨리니의 ‘노르마’에서도 칼라스 이후 데시가 최고의 한 사람이었다. 그만한 소프라노를 만나기 어려울 것이기에 더욱 아쉽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