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후 50여일이 지났지만 중국의 보복 우려로 급락한 엔터테인먼트주와 화장품주는 좀처럼 반등 기회를 못 잡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대표 엔터주로 꼽히는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0일 나란히 최근 1년 내 최저가로 내려앉았다. 이날 에스엠은 3.30% 하락한 2만6350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2.83% 떨어진 3만850원에 장을 마쳤다. 사드 배치 결정 후 주가가 20~30% 빠졌다.

이달 들어 하락세가 주춤하는 듯했지만 중순 이후 다시 제동 장치가 풀렸다. 한류 스타들의 중국 드라마 하차 등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측 반발에 마땅한 대응책을 못 찾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는 분석이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 연예인의 출연 제한이나 팬미팅, 공연 연기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한국 주요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중국 활동에 받는 제약은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결정 후 한 달 만에 20%가량 주가가 떨어졌던 화장품주는 낙폭이 다소 줄었지만 이렇다 할 반등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6만원대까지 추락했던 아모레퍼시픽(30일 종가 38만8000원)은 여전히 40만원 선을 밑돌고 있다. 지난달 7일 고점(118만1000원)을 찍은 LG생활건강(30일 종가 94만4000원)도 이달 내내 100만원 아래에 머물러 있다.

박신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 관련 불확실성으로 주가 조정폭이 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커졌다”며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중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갖춘 업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