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15시간에 걸친 '마라톤 변론'을 마친 뒤 "긴 하루였다.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라터 전 회장은 26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의 CAS에서 열린 비공개 공판에 참석해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가 자신에게 내린 자격정지 6년 처분이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채 CAS에 도착해 "승산이 있다"고 말한 블라터 회장은 15시간 동안 이어진 공판을 마치고 나서 "우리가 요청한 증인들 간 반대신문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주 긴 하루였다.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금으로선 예측할 수 없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라터 전 회장은 지난해 불거진 FIFA 비리 스캔들의 '몸통'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회장직을 사퇴했다.

지난해 12월 FIFA 윤리위는 블라터 회장이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IEFA) 회장에게 FIFA 자금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지급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둘에게 자격정지 8년 처분을 내렸다.

당시 FIFA 윤리위는 블라터 회장에 대해 "이해 상충과 성실 위반, 금품 제공 등에 대한 윤리위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고, 플라티니 회장에 대해서도 "이해 상충, 성실 위반 규정을 어겼다"고 판결했다.

블라터 전 회장과 플라티니 전 UEFA 회장은 FIFA 소청심사위원회에 항소했지만 기각당했고, 다만 자격정지는 8년에서 6년으로 줄었다.

블라터 전 회장은 FIFA의 자격정지 처분이 부당하다며 CAS에 제소했다.

이날 공판에는 플라티니 전 UEFA 회장도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블라터 전 회장이 피곤해 보였고 수염까지 길렀다.면도기를 선물해야 하겠다"고 농담을 던진 뒤 "공판에서 진실을 말했다.우리의 말에 판사들이 귀 기울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