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등 경북의 전자산업을 이을 융복합 스마트기기산업에 대한 기업과 지원 기관들의 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
구미 등 경북의 전자산업을 이을 융복합 스마트기기산업에 대한 기업과 지원 기관들의 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
경상북도가 스마트밸리 집적단지를 조성해 스마트기기산업 육성에 나선다. 대기업의 생산기지 이전으로 위기에 빠진 구미와 경북 경제를 구하기 위한 대규모 산업 전환이다.

ABI리서치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률이 2011년 50%대에서 2013년 20%대로 떨어진 데 이어 내년에는 5%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스마트기기 시장은 2018년까지 연간 4억8500만대의 출하량을 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의 28%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의 생산 거점인 구미국가산업단지 역시 2013년 수출액이 367억달러에서 작년 255억달러로 떨어져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스마트기기산업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이런 빈자리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기기 개발 상용화는 디스플레이, 센서, 소프트웨어, 통신, 섬유 등 다양한 유관 기술과의 연동이 필요해 전후방 연관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효과도 높다. 스마트기기 개발은 아이디어에 기반한 기술 구현이 중요해 중소기업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선전은 개방과 협력의 문화 속에 800여개 기업이 집적해 아이디어-기술-프로토타입 개발 체계를 구축, 전 세계 스마트기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프로토타입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이를 위해 국내 최대의 ICT와 자동차 전장부품의 집적지인 구미국가산업단지, 금오테크노밸리, 경산일반산업단지 등 총 11만127㎡를 규제프리존으로 지정해 스마트기기 개발 기지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울릉도를 전기자동차 기반의 스마트카 전장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로 했다. 개발된 융합기기에 대한 인증 항목과 절차 간소화, 미래형 자동차에서 수집하는 개인 정보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어 융합기술연구를 촉진시키기로 했다.

염정호 경상북도 ICT융합산업과 계장은 “스마트기기산업 육성의 차별점은 구미시는 물론 구미 부설연구소협의회 등 민간기업들과 함께 추진하는 것”이라며 “정책 단계에서부터 시장 수요형 사업을 발굴해 정책이 기업의 변신과 성장에 직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경북 스마트밸리는 내년부터 2019년까지 국비와 민자 1873억원을 들여 구미시 신평동 금오테크노밸리에 조성한다. 구미나들목(IC)에서 5분 거리로 금오테크노밸리와 인접해 있다. 모바일융합기술센터, IT융합기술센터,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및 경북산학융합본부 내 4개 대학과의 연계 협력에도 유리한 곳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상북도, 구미시가 사업 주체를 맡았고 구미전자정보기술원,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금오공대 등이 참여한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제조 혁신의 거점 기관 역할을 담당한다.

이곳에는 경북글로벌 스마트밸리 지원센터를 건립해 구미 영천 포항 경산 경주 지역 기업들의 전략 제품 사업화 및 산업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지원센터는 스마트기기 제품화를 위한 공간 통합 테스트베드를 조성하고 웨어러블 기기와 지능형 메디컬 디바이스, 지능형 전장부품, 스마트공정 디바이스 등 4대 전략 제품을 중심으로 센터 인프라를 활용해 스마트기기 관련 업체의 성장과 신시장 창출을 지원한다.

강병일 경상북도 ICT산업과장은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며 “노키아 몰락 후에도 창조경제 중심지로 떠오른 핀란드 오타니에미 혁신클러스터나 스웨덴 시스타사이언스 같은 혁신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