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첫 우승을 따낸 김시우(21·CJ대한통운)는 이제 21살이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했다.

사상 최연소 합격(17세 5개월 6일)이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영광은 잠시였고 가시밭길이 시작됐다.

만18세가 되기 전이라 투어카드를 받을 수 없었던 김시우는 이듬해 PGA투어에 발을 디뎠지만 고작 8개 대회에 출전하는데 그쳤고 그나마 7차례 컷 탈락과 한차례 기권이라는 쓴맛을 봤다.

2부투어로 내려간 김시우는 극심한 성장통을 겪었다.

2부투어 19개 대회에 출전해 4차례 컷을 통과했다.

상금이라야 4만5천달러 뿐이었다.

하지만 김시우는 주저 앉지 않았다.

지난해 2부투어에서 다시 도전한 김시우는 스톤브래 클래식에서 우승 맛을 보는 등 상금랭킹 10위에 올라 PGA투어 무대를 다시 밟을 수 있었다.

2년 동안 시련과 좌절을 견디며 담금질한 김시우는 올해 초반부터 PGA투어에 돌풍을 일으켰다.

소니오픈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치며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4위를 차지했고 이어진 커리어 빌더 챌린지에서 9위에 오르자 골프다이제스트는 "조던 스피스에 이어 주목받는 신예"라고 극찬했다.

김시우는 지난달 바바솔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맞았다.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8타나 줄이는 맹타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하지만 연장 4번째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먼저 경기를 끝내고 응원에 나선 최경주(46·SK텔레콤)는 "실망하지 마라. 또 기회는 온다"고 등을 두드렸다.

김시우는 "그때 압박감을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윈덤 챔피언십에서 나흘 동안 흔들림없는 견고한 플레이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실패를 통해 진화한 셈이다.

첫 우승의 물꼬를 튼 김시우의 미래가 밝아보이는 이유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