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 10일 K2 등 군의 주력 소총을 생산할 방위산업체로 다산기공을 추가 지정했다고 방위사업청에 통보했다. 1976년부터 S&T모티브(옛 대우정밀)가 독점 생산하던 체제를 S&T모티브와 다산기공 두 개 업체가 함께 생산하도록 바꾼 것이다.
S&T모티브는 17일 이 같은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가가 세운 조병창이 40여년 만에 문 닫을 위기’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소총 수요가 급감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과잉 투자와 과열 경쟁을 유발하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또 숙련 기술자의 고용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S&T모티브 관계자는 “내년부터 소총 수요가 예년 대비 20%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며 “40여년간 소총 개발과 생산에 전념해온 업체가 문을 닫을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S&T모티브 측은 신규 지정업체의 소총 개발 및 생산 능력에 대해서도 검증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산업부가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은 2008년부터다. 독점보다는 복수 업체에 맡기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며 “그동안은 입찰에 나선 업체가 없다가 이번에 다산기공에서 신청했고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추가 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T모티브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당장 설비 및 인력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S&T모티브 관계자는 “일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설비 및 인력을 유지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며 “우리 군과 함께한 조병창의 경쟁력을 한순간에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유사시 대비 계획을 고려해 연 10만정 이상의 설비와 450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S&T모티브 노동조합도 신규업체 추가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등 단체행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