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25분간 독대했다. 독대는 신임 지도부와 오찬을 마친 뒤 오후 1시50분께부터 이뤄졌다. 박 대통령이 여당 대표와 단독 면담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연 청와대 오찬 관련 브리핑에서 대통령과의 독대와 관련해 “국정, 민생, 당 운영에 관한 방안 등에 대해 상당히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자주 연락하겠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도 기꺼이 알았다고 말했다는 게 제일 중요한 결론”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대표가 개각, 광복절 특사와 관련해 건의한 만큼 이와 관련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을 것이란 예상이다.

박 대통령과 신임 지도부 간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회동은 낮 12시부터 1시간30분가량 예정됐지만, 20분 더 이어졌다.

지도부 가운데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강석호 최고위원이 건배사를 통해 “제가 비주류로 알려졌는데 사실은 주류”라고 하자 박 대통령도 “그렇게 알고 있다”고 웃으며 화답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청와대는 이 대표가 좋아하는 냉면과 능성어 요리를 마련했다.

박 대통령은 식사 도중 “할머니 좀 비켜주세요”를 경상도 말로 세 자로 줄이면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고 농담도 건넸다. 참석자들이 답을 못하자 박 대통령이 “‘할매좀’이고 두 자로는 ‘할매’, 한 자로는 ‘좀’이라고 한다”고 말해 모두 웃었다.

또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박상영 선수가 펜싱에서 뒤처져 있는 상황에서도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라고 되뇌며 용기를 갖고 도전해 금메달을 땄다”며 “나라 사정이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런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