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초연됐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바뀌었는데 영어로는 윌리엄 텔이다. 텔은 백발백중의 명사수지만 포악한 총독이 아들을 체포하고 그의 머리에 올려놓은 사과를 맞히라고 하자 멸시하던 적수 앞에 무릎을 꿇고 사정할 정도로 긴장한다. 그리고 애끓는 부정(父情)을 담아 ‘움직이면 안 된다’고 아들에게 당부한다.
세계 최강의 한국 남녀 양궁이 리우올림픽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최대 강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태도에 있다니 빌헬름 텔보다도 한 수 위의 경지임이 분명하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