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로시니 '기욤 텔' 중 '움직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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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역사상 가장 유명한 궁사는 14세기 스위스의 전설적 독립투사 빌헬름 텔이다. 그 얘기를 독일의 프리드리히 실러가 희곡으로 옮겼고, 로시니는 이를 바탕으로 오페라 ‘기욤 텔’(1829)을 썼다.
파리에서 초연됐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바뀌었는데 영어로는 윌리엄 텔이다. 텔은 백발백중의 명사수지만 포악한 총독이 아들을 체포하고 그의 머리에 올려놓은 사과를 맞히라고 하자 멸시하던 적수 앞에 무릎을 꿇고 사정할 정도로 긴장한다. 그리고 애끓는 부정(父情)을 담아 ‘움직이면 안 된다’고 아들에게 당부한다.
세계 최강의 한국 남녀 양궁이 리우올림픽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최대 강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태도에 있다니 빌헬름 텔보다도 한 수 위의 경지임이 분명하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