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1인 재난극'…"공포·유머·사회비판 녹여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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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개봉 '터널'서 주연 맡아 열연
우리사회 생명경시풍조 고발
재난에 처한 사람들의 절망, 더 큰 이해심으로 껴안아야
우리사회 생명경시풍조 고발
재난에 처한 사람들의 절망, 더 큰 이해심으로 껴안아야

정수 역을 맡은 하정우(38·사진)가 10일 개봉하는 ‘터널’(감독 김성훈)에서 3년 전 흥행작 ‘더 테러 라이브’에 이어 또 한 번 ‘1인 재난극’의 정수(精髓)를 보여준다. 영화에는 재난의 공포뿐 아니라 적당한 유머, 사회 비판 메시지까지 풍성하게 녹아 있다.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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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수를 구하려다 사고로 죽는 구조작업반 인부의 노모(老母)가 정수 아내(배두나 분)에게 달걀을 던지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아내가 “죄송합니다”라며 사과하자 노모는 주저앉아 울고 만다. 노모도 정수의 아내가 아들 죽음의 책임자가 아니란 사실을 안다. 하정우는 “재난 상황에서는 각자 처지가 다르지만 더 큰마음으로 이해하는 수밖에 없을 거라는 메시지를 영화는 던져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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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무엇보다 개인의 생명을 가볍게 보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다. 대충 제작한 설계도, 부실 시공한 터널, 의전에 급급한 정부 관계자들, 회의만 하는 윗사람들, 언론의 과잉 경쟁 보도 등은 관객을 씁쓸하게 한다.
하정우는 화가로도 활동하는 대표적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는 “그림을 얘기하기는 것은 전업작가들에게 미안하고 쑥스럽다”며 “유명세로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림을 판 수익금은 대부분 개안수술을 하는 어린이에게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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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협업인데, 그림은 나만의 것이에요. 그림은 마음의 거울 같아서 감정 상태를 잘 보여줍니다. 제 그림을 볼 때 가끔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있어요. 그런데 다른 이들한테는 느낌을 준답니다. 저는 만족스러운 그림이 다른 사람에겐 아무 느낌을 주지 못하기도 하고요. 스트레스가 많을 때 그린 그림에는 날이 서 있어요. 그림을 보면서 제 감정상태를 알아보는 게 재미있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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