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두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중국 대만 업체의 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 모바일 AP는 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중저가 AP를 주로 생산해온 중국계는 중국 시장 위주로 성장하면서 고가 AP 시장도 조준하고 있다. 퀄컴 삼성 등 선두 업체는 중국계의 약진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AP 시장에서 대만 미디어텍 25.2%, 중국 스프레드트럼 13.5%, 하이실리콘 2.2% 등 중국계 기업들이 점유율 40.9%(수량 기준)를 차지했다. 작년 1분기에는 33.5%(미디어텍 22.5%, 스프레드트럼 9.3%, 하이실리콘 1.7%)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7.4%포인트 높아졌다. 액수 기준 점유율도 미디어텍 20.1%, 스프레드트럼 6.5%, 하이실리콘 2.6% 등 30%에 육박했다. 업계 순위만 봐도 미디어텍이 퀄컴에 이어 확고한 2위이며 스프레드트럼은 애플 삼성에 앞서 3위로 올라섰다.

스프레드트럼은 중국 칭화유니그룹, 하이실리콘은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다. 미디어텍은 TSMC와 함께 대만 반도체를 이끄는 기업이다.

AP 시장은 한 해 50억달러 규모다. 4억개가 넘게 팔린다. 이 시장을 퀄컴 삼성 애플 등 고가 AP를 제작하는 기업과 중저가를 생산하는 중국계가 양분해왔다. 지난해부터 아이폰 판매가 감소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 위주로 재편되자 이들은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중저가 스마트폰에 이들이 생산하는 AP 채택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스마트폰 Z1 등에 스프레드트럼 AP를 넣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