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제) 배치로 중국 정부가 한국 제품에 대해 본격적으로 무역보복 조치에 나설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00년 마늘 파동으로 한 차례 ‘낙인 효과(stigma effect·안 좋은 추억)’이 있는 기업인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우려가 의외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2011년 11월 중국은 어렵게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WTO는 정치 군사 등 다른 목적과 무역 간의 연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기본 정신이다. 특정국에게도 상호주의 원칙을 들어 못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특정국에게만 연계시킬 경우 ‘스파게티 볼 효과(spaghetti bowl effect·삶은 국수를 사발에 넣을 경우 얽히고 설키는 현상)로 공정한 국제교역질서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한국은 중국의 제1 교역파트너다. 중국내 수입점유율만 보더라도 11%가 넘는다. 한국 기업의 중군 진출도 많이 이루어져 무역구조도 ‘기업 간(inter)’보다 ‘기업 내 무역(inter firm trade)’비중이 갈수폭 높아지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 섣불리 무역보복에 나설 경우 부과국의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중국처럼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경로를 보면 초기에는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양만 단순히 늘려 성장하는 `외연적 단계`를 거친다. 이 단계에서 ‘루이스 전환점(농촌에서 더 이상 노동공급이 중단돼 임금이 급등하는 시기)’과 같은 한계에 부딪치면 그 이후에는 생산요소의 효율성을 중시해 성장하는 `내연적 단계‘로 이행되는 것이 정형적인 경로다.대부분 사회주의 국가들은 이 경로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부동산(혹은 증시) 거품, 물가 앙등 등과 같은 심각한 성장통을 겪는다. 중국도 이런 후유증을 걷어낼 목적으로 1차로 2004년 하반기부터 1년 6개월 동안, 2차로 2010년부터 긴축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중국 정부는 물가를 잡는데 주력해 온 것이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다른 점이다.하지만 긴축정책의 주 수단으로 삼았던 금리인상이 대내외 여건이 따르지 않아 실패했다. 1차 긴축기에는 의욕적으로 단행했던 금리인상이 때 맞혀 불어 닥친 증시 호황으로 국내 여신을 잡는데 한계가 있었다. 2차 긴축기에는 미국 등 선진국이 금리를 대폭 내리자 중국과의 금리차를 노린 핫머니가 대거 유입돼 증시보다 부동산 거품이 더 심하게 발생했다.당초 계획보다 길어진 긴축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리인상->핫머니 유입->통화팽창->부동산 거품·물가앙등->추가 금리인상’의 나선형 악순환 고리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폭도 커져 실물경기마저 둔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7% 밑으로 떨어졌다.이때 추가로 긴축을 단행하면 곧바로 경기순환 상으로 ‘경착륙’에 추락할 위험이 높다. 중국 정부는 긴축정책을 추진해 자산거품과 인플레를 걷어내고 성장률(비행기)을 잠재수준(활주로)으로 안착시켜 경제주체(승객)를 불안하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내부적으로 이 목적 달성이 어려워지자 ‘글로벌 전략’과 ‘위안화 국제화 과제’에서 찾고 있다.비슷한 맥락에서 주력 교역제품이 최종재나 소재 부품이냐에 따라 무역보복 효과가 크게 차이가 난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일본과의 무역수지에서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단 한 차례도 벗어난 적이 없었다. 소재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가공단계별 무역구조에서 중국과의 거래내역을 보면 소재 부품 비중이 급증하는 추세다.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이유만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보복에 나선다 하더라도 WTO내 분쟁해결기구(DSB)를 통해 시정조치가 가능하다. 자본통제라면 공공 베이스는 ‘파리 클럽’, 상업 베이스는 ‘런던 클럽’을 통해 조율해 나갈 수 있다.상품과 서비스, 자본, 사람 등 4대 부문 자유화에 있어 각종 국제규범 통제 하에 있지 않거나 특정국과의 협약에 의한 부문에는 무역과 관련해 간접(경우에 따라서는 직접)적인 규제는 있을 수 있다. 중국과의 경우 사람과 서비스 이동부문이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 내 중국 대사관의 복수비자 발급과 한류행사의 중단조치가 대표적인 예다.사드 배치로 우려하는 무역보복 조치는 감정 등과 같은 비경제적인 요인에 의해 확대 혹은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의 사드 배치와 관련된 기사의 약 80% 이상이 ‘전문가’라 칭하는 한국 사람의 기고와 한국 내에서 형성된 추측성 여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대한무역진흥공사, 한국무역협회, 산업연구원 등 현지 주재원의 지적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익’을 생각해 모두가 냉정을 되찾아야 할 때다.<글. 한상춘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한국경제TV 핫뉴스ㆍ남양주 ‘봉주르’ 40년 만에 강제 폐쇄…배짱영업 계속하더니 결국ㆍ박태환 스승 노민상, “4년을 해도 안 되는데..” 결승좌절에 한숨ㆍ‘섹션’ 김국진, 직접 전한 열애소식 “강수지와 첫 키스는‥”ㆍ‘40억’ 로또1등에 가족관계 산산조각…“패륜아들 고발한다” 母 시위까지ㆍ입추 무색한 폭염, 경북 의성 낮최고 37.8도…불볕더위 언제까지?ⓒ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