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대회 일본과 결승전을 앞두고 위안부 문제에 기탄없는 의견을 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정치적인 발언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축구계에서 매우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거침없는 성격은 그라운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월 AFC U-23대회 카타르전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70m 단독 드리블이 그 사례다.
'질주 후 슈팅'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이런 황희찬에게 중책을 맡겼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C조 1차전 피지와 경기에서 그를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시켰다.
큰 무대의 부담 탓인지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대표팀이 무려 8골을 뽑아내며 8-0 대승을 거뒀는데 정작 황희찬은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황희찬은 평소 성격대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렸다. 신 감독은 그런 황희찬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황희찬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C조 2차전 독일과 경기에서 감독의 기대에 화답했다.
선발 출전한 그는 피지전의 부진을 깨끗이 잊고 진가를 보여줬다. 전반 6분에 상대 팀 패스를 중간에 끊어 역습을 노렸다.
상대 수비 라인을 뚫고 중앙 침투에 성공한 뒤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며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특유의 질주가 주효했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팀 사기를 올리는 데는 충분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0-0으로 맞선 전반 24분 선취골을 넣었다.
오른쪽 코너 사각지대에서 정승현(울산)의 코너 골을 받아 골 왼쪽을 겨냥해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었다.
황희찬은 올림픽 대표팀 최종 명단에 올랐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낙마한 송주훈(미토 홀리호크)의 유니폼을 들고 호쾌한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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