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제조업 강타한 '3차 산업혁명'…원자재 시장 질적 변화 대비해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Let's Master 원자재 시장 (6)·끝 제3차 산업혁명과 원자재
ICT·재생에너지 융합 따른
제조업의 새로운 변화에도
원자재 수요 증가는 불가피
대체투자재로 바뀐 원자재
위험관리 등 전문적 대응 필요
ICT·재생에너지 융합 따른
제조업의 새로운 변화에도
원자재 수요 증가는 불가피
대체투자재로 바뀐 원자재
위험관리 등 전문적 대응 필요
“인터넷 기술과 재생 가능한 에너지들이 융합해 세계를 변화시킬 제3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한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3차 산업혁명(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리프킨은 이 책에서 최근 현대산업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 즉 석유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원 고갈 및 기후변화라는 인류 생존의 위협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가 주창한 3차 산업혁명의 요체는 크게 두 가지다.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과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공유인터그리드가 그것이다. 이를 통해 중앙집권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분권적이고 수평적으로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이는 과거 두 번의 산업혁명과 뚜렷이 대비된다.
1차 산업혁명은 19세기 중반 석탄이란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방적산업으로부터 시작된 기계화, 자동화가 출현하게 된 것을 말한다. 20세기 초 나타난 2차 산업혁명은 석유를 기반으로 한 공장의 전력 공급과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대량 생산체제’ 구축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고속도로 발전 및 TV 등에 따른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창출도 포함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철강과 구리 등 원자재가 동원됐다. 그러나 원자재는 한정된 장소에 매몰돼 있어 배타적 소유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이러한 자원은 생산부터 유통, 관리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자원은 소수만이 독점하게 되고, 이는 자원의 수직적 중앙집권화를 야기했다. 이는 자원의 고갈 및 기후 변화,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제3차 산업혁명이다. 3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롱테일 경제학 저자 크리스 앤더슨은 이러한 변화를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란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및 3D프린터를 통해 세계 각지의 공장과 연결된 거대한 메이커 스페이스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상하이시는 100개의 DIY 스튜디오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촉진되고, 제조를 담당하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확대되면서 맞춤형 대량생산을 의미하는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현상이 생기고 있다.
원자재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변화 속도에 대한 견해는 다르다. 이는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원자재시장의 ‘수퍼사이클’ 논란에서도 잘 드러난다. 원자재 값 급등을 의미하는 수퍼사이클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대략 20년 주기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이 경제 성장 사이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원자재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의 원자재시장에 투자하라는 책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원자재 수퍼사이클은 대략적으로 전쟁 시기, 도시화 혹은 산업화 시기와 일치한다. 그는 이 책에서 최근의 원자재 수퍼사이클은 1999년부터 시작됐으며, 201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견했다. 그 배경의 주인공은 중국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요 부진으로 원자재 값이 폭락하는 소위 ‘수퍼 다운 사이클’이 나타나면서 수퍼사이클은 종식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제3차 산업혁명의 물결도 한몫하고 있다.
올해 초 투자자문사인 샌포드 앤드 번스타인은 유가전망보고서를 통해 “2030~2035년 석유 수요량이 다시 절정에 달하는 슈퍼 사이클이 닥칠 것”이라며 “다시 석유 공급량이 달리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970년대처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공급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이 에너지 효율성 개선과 친환경 대체 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나 그 효과는 20~30년이 지나야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시계를 돌려 1990년대 말로 가보자. 당시 세계는 소위 무선통신을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과 바이오산업 붐으로 제조업 부문은 ‘구경제’로 취급되던 시절이었다. 이 같은 생각을 반영해 원자재에 대한 투자는 급속히 감소했다. 많은 자원 개발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그러나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반전의 모멘텀이 됐다. 원자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었다. 원자재는 대표적인 가격 비탄력적 상품이다. 가격이 올라도 공급이 단기적으로 부응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원자재 개발은 많은 시간과 자본을 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중반에 사상 유례없는 수퍼사이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구경제의 복수’란 말도 생겼다.
원자재 시장은 1970년대 이후 두 번의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하나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격 급등락에 따른 위험관리를 위해 수많은 원자재들이 거래소에 상장됐다. 원유와 니켈, 주석 등이 1980년대를 전후해 시장에 등장한 원자재다. 두 번째 변화는 2000년대 이뤄졌다. 가격 급등으로 원자재는 단순한 생산요소에서 대체투자재로서의 질적 변화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새로운 원자재 선물들이 등장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탄소 배출권 등이 시장에 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 원자재 시장의 머니마켓화다.
원자재시장은 3차 산업혁명으로 또 한 번의 질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시장 플레이어들이 분권화될수록 시장은 중앙집권화된다. 미국 선물거래소 CME와 대륙간거래소 ICE 등 최근 원자재시장의 인수합병에 다른 대형화가 그 예다. 3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지구환경 개선이 아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통한 경제 발전 전략이다. 3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제조업 물결이 확산될수록 원자재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원자재 시장의 질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낡은 경제가 또다시 복수심에 불타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문용주 < 글로벌마켓포커스 대표 >
1차 산업혁명은 19세기 중반 석탄이란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방적산업으로부터 시작된 기계화, 자동화가 출현하게 된 것을 말한다. 20세기 초 나타난 2차 산업혁명은 석유를 기반으로 한 공장의 전력 공급과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대량 생산체제’ 구축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고속도로 발전 및 TV 등에 따른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창출도 포함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철강과 구리 등 원자재가 동원됐다. 그러나 원자재는 한정된 장소에 매몰돼 있어 배타적 소유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이러한 자원은 생산부터 유통, 관리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자원은 소수만이 독점하게 되고, 이는 자원의 수직적 중앙집권화를 야기했다. 이는 자원의 고갈 및 기후 변화,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제3차 산업혁명이다. 3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롱테일 경제학 저자 크리스 앤더슨은 이러한 변화를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란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및 3D프린터를 통해 세계 각지의 공장과 연결된 거대한 메이커 스페이스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상하이시는 100개의 DIY 스튜디오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촉진되고, 제조를 담당하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확대되면서 맞춤형 대량생산을 의미하는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현상이 생기고 있다.
원자재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변화 속도에 대한 견해는 다르다. 이는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원자재시장의 ‘수퍼사이클’ 논란에서도 잘 드러난다. 원자재 값 급등을 의미하는 수퍼사이클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대략 20년 주기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이 경제 성장 사이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원자재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의 원자재시장에 투자하라는 책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원자재 수퍼사이클은 대략적으로 전쟁 시기, 도시화 혹은 산업화 시기와 일치한다. 그는 이 책에서 최근의 원자재 수퍼사이클은 1999년부터 시작됐으며, 201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견했다. 그 배경의 주인공은 중국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요 부진으로 원자재 값이 폭락하는 소위 ‘수퍼 다운 사이클’이 나타나면서 수퍼사이클은 종식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제3차 산업혁명의 물결도 한몫하고 있다.
올해 초 투자자문사인 샌포드 앤드 번스타인은 유가전망보고서를 통해 “2030~2035년 석유 수요량이 다시 절정에 달하는 슈퍼 사이클이 닥칠 것”이라며 “다시 석유 공급량이 달리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970년대처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공급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이 에너지 효율성 개선과 친환경 대체 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나 그 효과는 20~30년이 지나야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시계를 돌려 1990년대 말로 가보자. 당시 세계는 소위 무선통신을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과 바이오산업 붐으로 제조업 부문은 ‘구경제’로 취급되던 시절이었다. 이 같은 생각을 반영해 원자재에 대한 투자는 급속히 감소했다. 많은 자원 개발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그러나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반전의 모멘텀이 됐다. 원자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었다. 원자재는 대표적인 가격 비탄력적 상품이다. 가격이 올라도 공급이 단기적으로 부응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원자재 개발은 많은 시간과 자본을 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중반에 사상 유례없는 수퍼사이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구경제의 복수’란 말도 생겼다.
원자재 시장은 1970년대 이후 두 번의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하나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격 급등락에 따른 위험관리를 위해 수많은 원자재들이 거래소에 상장됐다. 원유와 니켈, 주석 등이 1980년대를 전후해 시장에 등장한 원자재다. 두 번째 변화는 2000년대 이뤄졌다. 가격 급등으로 원자재는 단순한 생산요소에서 대체투자재로서의 질적 변화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새로운 원자재 선물들이 등장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탄소 배출권 등이 시장에 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 원자재 시장의 머니마켓화다.
원자재시장은 3차 산업혁명으로 또 한 번의 질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시장 플레이어들이 분권화될수록 시장은 중앙집권화된다. 미국 선물거래소 CME와 대륙간거래소 ICE 등 최근 원자재시장의 인수합병에 다른 대형화가 그 예다. 3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지구환경 개선이 아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통한 경제 발전 전략이다. 3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제조업 물결이 확산될수록 원자재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원자재 시장의 질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낡은 경제가 또다시 복수심에 불타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문용주 < 글로벌마켓포커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