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자리 못잡는 'O2O'에 울상…주가·실적 삐걱
"O2O 서비스 기대감↓…수익창출 시기는 내년 이후"
증권사 목표가 잇따라 하향,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


카카오의 미래성장동력인 O2O(온·오프라인 연결 마케팅)서비스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주가와 실적이 삐걱대고 있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카카오는 오후 1시40분 현재 9만1400원에 거래중이다. 주가는 최근 한달 넘게 9만원 초반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하던 지난해 8월(13일 종가 14만2900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카카오의 신규 핵심 성장동력인 O2O서비스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면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점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출시한 카카오드라이버(대리운전)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최근 주가 부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O2O서비스란 기존 사업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그 과정에서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공급자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창출 기회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다.

카카오는 지난 12일 출시한 헤어샵(미용실 검색 및 예약)을 비롯해 택시, 대리운전 등을 서비스 중이며 하반기에는 홈클린(가사도우미) 파킹(주차서비스)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O2O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며 "기존 사업자들과의 충돌, 수익창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5월 선보인 카카오드라이버(대리운전)의 경우, 대리운전 업체와 대리운전 기사 간의 갈등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대리운전 콜업체들은 카카오드라이버를 이용하는 기사에 불이익을 주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반면 전국대리기사협회 측은 업체들에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카카오에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플랫폼으로써의 불확실성(배달앱), 이용자들의 느린 행동양식 변화 등의 리스크가 O2O서비스를 통한 수익창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O2O서비스 부진은 주가 뿐 아니라 실적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규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마케팅, 인건비 등 3분기 비용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O2O서비스의 가시적인 실적 기여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O2O사업의 더딘 수익 개선 흐름을 감안해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각각 17.6%, 17.7%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1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조정했다.

정 연구원 역시 본격적인 수익창출 시기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13만원으로 23.5% 낮춰잡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347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밑돌 것으로 봤다.

O2O서비스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 연구원은 "O2O성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주가가 상승 모멘텀(동력)을 받기는 어렵다"면서도 "주가를 끌어내렸던 대리운전 갈등은 점차 해결될 것이고 카카오톡이라는 탄탄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트래픽(사용량)도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반기 신규 서비스 출시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