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운용, 대체투자 '영토확장'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이윤표 전 국민연금 운용전략실장(사진)을 주식을 제외한 모든 운용자산을 굴리는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선임했다. 최근 투자자 관심이 높아진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체투자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인재 영입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내년께 종합자산운용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 전 실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20조원 규모의 해외 대체투자를 총괄한 이 전 실장은 다음달부터 트러스톤으로 자리를 옮겨 대체투자와 채권 등 주식을 제외한 모든 자산부문의 CIO를 맡는다. 주식운용 CIO는 지금처럼 황성택 사장이 담당한다. 이번 인사로 황성택 김영호 공동대표 체제는 이 전 실장을 포함하는 3인 공동대표 체제로 바뀐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은 “이 전 실장은 2008년부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해외대체실장, 운용전략실장 등을 거친 대체투자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라며 “투자뿐 아니라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한 경험이 있는 만큼 멀티에셋시대에 걸맞은 자산운용전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식과 채권 중심으로 이뤄져온 트러스톤의 투자는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다. 이 회사는 1998년 설립된 전신 IMM투자자문 시절부터 지금까지 ‘1세대 헤지펀드’의 대표주자로 꼽혔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펀드 등 ‘롱쇼트 전략(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은 사고 떨어질 것 같은 종목은 공매도하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한 히트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운용자산 12조원 규모의 운용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요 펀드의 수익률 저하로 일부 투자자의 자금 이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황 사장은 이 같은 정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조직을 공격적으로 개편하고 다양한 펀드 상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 전 실장은 7명의 운용역이 있는 채권운용본부와 최근 신설한 대체투자(AI)본부를 총괄 지휘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미 지난 5월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 출신인 강 케네스 상무를 비롯한 4명의 대체투자 전문인력을 영입해 AI본부를 꾸린 상태다.

첫 번째 대체투자 상품으로는 항공기에 투자하는 펀드를 검토 중이다. 기관투자가 대상 사모상품으로 출시한 뒤 반응이 좋으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나 공모펀드 형태로 개인투자자에게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내년에는 주식전문운용사를 벗어나 다양한 자산을 아우르는 종합자산운용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