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서밋 콘퍼런스] "구글·애플처럼 IP 확보 위해 공격적 M&A 나서야"
“연구개발(R&D)의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연구소 중심 R&D가 주류였다면 이제는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재산권(IP) 투자가 우선입니다.”

변훈석 한국지식재산전략원장은 20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3회 IP 서밋 콘퍼런스’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변 원장은 구글과 애플을 예로 들며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돈 되는 미래 유망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 기업은 2010년께부터 연구소에 들어가는 연구개발비를 줄이고 특허권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구글은 딥마인드 등 8개 기술기업을 인수해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꺾은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완성했다. 애플 역시 저전력 칩 설계 전문회사, 음성인식 기술 전문회사 등을 인수해 획득한 외부 기술력으로 아이폰의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그는 “구글처럼 강한 IP로 무장한 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진출 기업을 위한 맞춤형 신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전략연구소장은 신시장을 선점하려면 고부가가치 IP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산업에서는 한계기업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한 뒤 추가 R&D를 통해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중국 샤오미는 정보기술(IT)사업 특성상 IP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특허 1500여건을 취득했다”며 “산업 분야별 특성에 따라 전략적으로 특허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한 한국연구재단 기술사업화단장은 융합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정부의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양질의 국제특허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부가가치 높은 IP를 개발하려면 융합연구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