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훈 "KBS드라마 '아이가 다섯', 제 연기 인생 터닝포인트죠"
배우 성훈(33·사진)이 통쾌한 한방을 날렸다. 시청률 30%를 넘어선 KBS2 주말 드라마 ‘아이가 다섯’에서 ‘왕자병’에 걸린 프로골퍼 김상민 역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그는 “‘아이가 다섯’은 연기자로서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했다.

“사실 이 캐릭터로 뭔가를 해내거나 확실하게 이미지 변신을 해야겠다고 한 건 아닙니다. 그저 자유롭고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데, 캐릭터를 잘 만난 거죠. 하하.”

성훈은 극 중 이연태(신혜선 분)를 향한 ‘직진 로맨스’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상민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러나 성훈은 “실제로 김상민처럼 적극적이지는 못하다”며 “여자에게 좋아한다고 표현했는데 아무 반응이 없으면 쉽게 다가서는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공통점도 있다. 그는 “자기밖에 모르는 김상민처럼 나도 주변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편은 아니다”며 “청개구리 심보가 있는데 여자친구 말만큼은 잘 듣는다. 그런 면은 김상민과 닮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시절까지 수영선수로 활약한 그는 부상으로 은퇴했다. 이후 연기를 시작하면서 95㎏에 달하던 체중을 20㎏이나 뺐다. 2011년엔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임성한의 남자’가 됐다. 데뷔와 동시에 주연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데뷔작 ‘신기생뎐’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꾸준히 작품활동을 했지만 그의 이름에는 언제나 ‘신기생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그는 기간을 정했다. 연기를 시작하고 5~7년 사이에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과감하게 접고 다른 길을 찾기로 한 것. 이런 다짐은 그를 더욱 강하게 했고 마침내 때를 만났다. 그는 ‘아이가 다섯’에서 자신의 연기에 30점을 줬다. “모니터링할 때마다 연기에 구멍이 많이 보여서 힘들다”고 했다.

“팬들에게 주목받고 있지만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 가장 큰 고민은 연기예요.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을 볼 때마다 짜증이 나기도 하거든요. 매주 그런 게 반복되죠. 심적으로 힘들지만 그런 시간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하고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글=문연배/사진=조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rett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