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폭력 배격" vs 트럼프 "법과 질서 요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 주에서 흑인 청년의 저격으로 경찰관 3명이 숨진 데 대해 "인종이나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미국을 단합시킬 말과 행동에 집중하는 일이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저격 참사를 보고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기자실에서 특별 연설을 통해 "경찰관에 대한 공격은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며, 사회를 작동하도록 하는 법치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범인의 동기와 무관하게, 용감한 경찰관 세 명의 순직은 전국의 경찰관들이 늘 위험에 직면해 있음을 웅변한다"며 "슬퍼하는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내고 여전히 생사의 기로에 선 경찰관들에게도 기원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는 분열된 모습이 있다"고 전제한 뒤 "선동적인 언사는 필요하지 않으며, 우리 모두가 문제의 일부가 아닌 해결책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격과 상식적인 인간성"으로 불신을 없애 다음 세대에 모범을 보이는 일만이 순직 경찰관들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한 뒤 연단을 떠났다.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사건에 대해 "어느 누구도 대변하지 않는 비겁자들의 행동"이라고 비난한 뒤 "법을 위반하는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성명을 통해 "배턴 루지의 경관들에 대한 충격적인 공격 행위는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며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서서 폭력을 배격하고 우리의 지역사회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 나라에서의 리더십 부족 때문에 얼마나 많은 경찰관과 사람들이 죽어가야 하는가"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한 뒤 "우리는 법과 질서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