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검사장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진경준 검사장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넥슨 비상장 주식 부당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긴급 체포됐다.

이금로 인천지검장(검사장)이 이끄는 특임검사팀은 이날 진 검사장을 오전 10시부터 13시간 가까이 조사하다 밤 10시55분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진 검사장을 돌려보내면 전날 검찰 조사를 받은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회장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진 검사장이 김 회장과 연락해 수사 증거를 왜곡하거나 없앨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진 검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동안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않은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안만 시인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이날 진 검사장을 상대로 넥슨 주식 매입·처분 과정과 개인 비리 의혹을 추궁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친구 사이인 김 회장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무상으로 받아 넥슨 주식을 매입했다.

이듬해 넥슨 주식을 10억여원에 팔고 넥슨재팬 주식을 재차 사들였고, 넥슨재팬이 상장되면서 126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넥슨 측에서 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도 제공받아 사용했다.

진 검사장은 처남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가로 한진그룹 비리 내사를 종결해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진 검사장의 처남 강모씨가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 B사는 2010년 7월 회사 설립 직후부터 수년간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130억원대 일감을 수주했다. 진 검사장이 2009~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일하며 내사한 한진그룹 오너 일가 탈세 사건을 무마해준 대가였다는 의혹이 나온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전날 검찰에 출석한 김 회장은 오후 4시부터 15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