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책마을] 러시아 건국의 뿌리가 몽골민족이라고?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

    레프 구밀료프 지음 / 권기돈 옮김 / 새물결 / 584쪽 / 3만2000원
    [책마을] 러시아 건국의 뿌리가 몽골민족이라고?
    지금까지 세계사는 유럽이나 중국 중심으로 쓰였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사각지대나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을 제대로 연구하지 않는 건 학계의 큰 실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러시아 역사학자 레프 구밀료프다.

    그는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에서 중앙아시아 유목민족이었던 훈족, 몽골족, 투르크족의 역사를 광범위하게 추적한다. 저자는 이들 민족이 역동적인 권력투쟁을 거쳐 큰 세력을 형성했을 뿐만 아니라 유럽과 러시아 등 인근 지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연구 가치가 크다고 설명한다.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투르크 한국(汗國)이 몰락한 8세기부터 몽골제국이 형성되는 13세기까지다. 주류 역사학계는 보통 중앙아시아 대초원 지대의 모든 유목민을 비슷하게 서술한다. 저자는 다르다. 이 지역은 유목민별로 유럽이나 근대 역사 못지않게 강렬하고 정력적인 고유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들이 세력을 키우고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키는 장면을 역동적으로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료를 언급하며 “이 사료는 믿을 만하다”거나 “신뢰도가 낮다”는 등 옥석을 가리는 꼼꼼한 면모도 보인다.

    통일을 거치며 강대한 세력을 형성한 유목민족은 이웃 나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그 증거 중 하나로 러시아 민족 탄생사를 담은 《이고르 원정기》를 재해석한다. 《이고르 원정기》에는 러시아의 뿌리가 되는 민족이 등장하지만 이 민족의 이름이나 살았던 시기와 장소 등이 특정되지 않아 역사가들에게 수수께끼처럼 여겨져 왔다. 저자는 책에 나오는 뱀독을 사용한 화살이 등장하는 전투장면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이 화살은 당시 세계를 통틀어 몽골민족만 사용했다. 몽골민족이 러시아 건국의 뿌리가 됐다는 것이다.

    학계 주류와 큰 차이를 보이는 저자의 역사학적 방법론을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 있다. 오늘날 다수의 역사학자는 사료를 바탕으로 ‘과거에 발생한 하나의 사실’을 규명하는 귀납적 방법론을 쓴다. 그러나 이런 방법론은 사료가 양이 적고 시기적·지리적으로 흩어져 있을 때 무력하다. 저자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사료가 이런 특징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연역적 방법론을 쓴다. 소수의 사료를 바탕으로 지리학, 기후학, 물리학 등 다른 학문을 동원하고 상상력을 보태 당시 상황을 추론한다. “당시 날씨가 매우 더웠으므로 대낮에는 활동을 자제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식이다. 상상력이 과도하면 안 되지만, 아예 없으면 이 지역을 연구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월요일 전국 대체로 '흐림'…수도권 눈 또는 비 [날씨]

      월요일인 29일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 또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강원동해안을 제외한 중부지방 곳곳에 비 또는 눈이 내릴 전망이다.오후부터 밤사이에는 전라서해안 곳곳에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겠다.29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대체로 흐리겠지만 중부지방과 경북권은 밤부터 차차 맑아지겠다.29일 새벽부터 오후 사이 중부지방과 전북, 경북서부·북동내륙·북동산지 곳곳에 비 또는 눈이 오겠다.새벽에 경남권남해안과 제주도, 오후에는 전남권북부와 그 밖의 경북권내륙, 경남서부내륙에 0.1㎜ 미만의 비가 내리겠다. 28∼29일 예상 적설량은 경기북동부 1∼3㎝, 경기남동부 1㎝ 안팎, 강원산지 3∼8㎝, 강원북부내륙 2∼7㎝, 강원중·남부내륙 1∼5㎝다.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서해 5도 5㎜ 안팎이다.강원내륙산지와 대전·세종·충남, 충북에도 5㎜ 안팎, 전북엔 5㎜ 미만의 비가 내리겠다.내린 눈이나 비가 얼면서 빙판길이나 도로 살얼음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29일 예상 아침 최저기온은 -3∼7도, 낮 최고기온은 5∼14도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2. 2

      '눈물의 인연' 임윤찬·올솝부터 빈 필까지…2026 '별들의 전쟁'

      내년에도 클래식 음악계 ‘별들의 전쟁’은 계속된다. 세계 최고의 악단인 빈 필하모닉과 더불어 사이먼 래틀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정명훈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등 오랜 역사와 독보적인 사운드를 자랑하는 유럽 명문 악단들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다. 여기에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최정상급 마에스트라(여성 지휘자) 마린 올솝의 만남, 조성진과 젊은 지휘 거장 라하브 샤니의 신선한 조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언드라시 시프, 마르타 아르헤리치,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비킹구르 올라프손 등 이름만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명피아니스트들의 공연도 줄 잇는다. ◇정명훈, 사이먼 래틀 손잡고…명문 악단들 줄줄이 한국행내년 가장 먼저 내한하는 악단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1월 28일과 30일, 2월 1일 국내 청중과 만난다. 1548년 창단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하인리히 쉬츠, 카를 마리아 폰 베버, 리하르트 바그너 같은 전설적인 음악가들이 거쳐 간 독일의 명문 악단이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이 악단 최초의 수석객원지휘자인 정명훈이 포디엄에 오르고,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자로 나선다.임윤찬은 내년 11월 7~8일 지휘자 마린 올솝이 이끄는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도 협연한다. 마린 올솝은 2022년 임윤찬이 밴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심사위원장이자 악단의 지휘를 맡았던 마에스트라. 임윤찬은 이번 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해 밴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의 감동을 재현한다.3월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3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이 악단의 수석

    3. 3

      장영실이 이탈리아로 갔다면?…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소설 <한복 입은 남자>를 읽고 너무 부끄러웠어요. 제가 장영실이라는 인물을 레오나르도 다빈치만큼 알고 있었나 돌아봤더니 그렇지 않더군요. 그 길로 모든 작품을 중단하고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를 만드는 데 올인했습니다.”(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겸 프로듀서)조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삶을 재구성한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가 막을 올렸다. 이상훈 작가의 2014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장영실의 생애를 추적하는 ‘팩션(faction·실화와 허구를 섞은 작품)’이다.이번 신작은 그간 ‘모차르트!’ ‘엘리자벳’ 등 유럽 라이선스 뮤지컬에 집중해온 EMK뮤지컬컴퍼니의 행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엄 대표는 최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지금까지 세계 진출을 목표로 유럽 배경의 작품을 개발했고, ‘한복 입은 남자’ 직전에도 다빈치 이야기를 무대화할 생각이었다”며 “장영실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던 와중에 원작 소설을 읽으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극의 서사는 17세기 화가 루벤스의 그림 ‘한복 입은 남자’에 얽힌 미스터리에서 출발한다. 다큐멘터리 PD 진석이 우연히 입수한 비망록을 통해 조선의 과학자 장영실이 유럽으로 건너가 어린 다빈치의 예술과 발명에 영감을 줬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추적하는 과정이다. 세종의 총애를 받다 역사에서 자취를 감춘 장영실이 유럽에서 제2의 삶을 살았을 것이라는 발칙한 판타지가 극 전반을 관통한다.작품의 모든 배우는 조선과 현대의 인물을 오가며 ‘1인 2역’을 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