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11일 오후 4시 27분

국민연금공단이 11일 기금 운용 실무를 총괄하는 실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기금운용조직의 전주 이전을 앞두고 조직 안정을 우선하는 동시에 내부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 세대교체를 했다는 분석이다.
[마켓인사이트] 젊어진 국민연금…세대교체 인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조직 내 선임 실장인 운용전략실장에 양영식 해외대체실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해외대체실장 자리는 유상현 국내대체실장이 수평 이동했다. 국내대체투자 실장엔 이수철 운용전략실 전략리서치 팀장을 승진 기용했다. 국민연금 리스크 관리를 책임지는 리스크관리센터장은 지난 3월부터 센터장 직무대리를 겸임한 박성태 리스크관리팀장에게 맡겼다.

이번 인사는 이윤표 전 운용전략실장 등 실장급 고위직 3명이 지난달 말 한꺼번에 자리를 떠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2월 취임한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의 의중이 담긴 인사로 국민연금 운용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영식 실장은 장기신용은행과 한국기술투자를 거친 뒤 2005년 국민연금에 입사해 대체투자팀장과 대체투자실장 등을 역임한 대체투자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휠라코리아가 2011년 공동인수한 세계 1위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업체명 아퀴시네트) 인수 작업을 재무적으로 뒷받침했다. “투자감이 뛰어난 데다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능력이 우수하다”(강면욱 본부장)는 평이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고참 실장으로 전주 이전을 앞두고 내부 조직을 추스를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해외대체실장에 유상현 실장을 기용한 것도 운용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강 본부장의 인사 색깔을 보여준다. 유 실장은 국내 대체를 총괄하는 대체투자실에 오기 전 해외사모팀장을 지냈다. 강 본부장은 3월 박성태 센터장을 리스크관리센터장 직무대리로 앉힐 때부터 승진 기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철 실장 선임은 예상치 못한 발탁 인사로 꼽힌다. 이 실장은 연기금 운용 전략과 기획 업무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되지만 대체투자 경험과 네트워크는 많지 않다는 평을 받는다. 대체투자실은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힌 국내 운용사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다. 연금 내부에서도 가장 난도가 높은 업무 중 하나다.

이번 인사로 국민연금 실장급 운용역의 주축은 1980년대 초반에서 중후반 학번으로 바뀌었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실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87학번(47세)으로 실장급 가운데 가장 어리다. 유 실장과 박 센터장도 각각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86학번, 경북대 무역학과 86학번으로 올해 49세(1967년생)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