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발 '펀드런'에 화들짝…글로벌 금융시장 다시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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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개 든 브렉시트 공포
브렉시트 여진…3대 불안 요인
(1) 영국 부동산값 하락 우려…자금이탈 확대
(2) 파운드화 폭락…영국 경제 불확실성 높아져
(3) 이탈리아 은행 부실채권도 공포감 키워
브렉시트 여진…3대 불안 요인
(1) 영국 부동산값 하락 우려…자금이탈 확대
(2) 파운드화 폭락…영국 경제 불확실성 높아져
(3) 이탈리아 은행 부실채권도 공포감 키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여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형 부동산펀드 3개가 환매를 중단할 정도로 영국 부동산 시장엔 불안감이 확산됐다. 영국 경제가 후퇴할 것이란 우려로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 문제도 브렉시트와 맞물리면서 투자자의 심리를 잔뜩 위축시켰다.
○2008년 금융위기 악몽 떠올라
글로벌 금융시장을 일순간에 긴장시킨 발단은 영국 부동산펀드의 ‘펀드런(대규모 환매)’ 조짐이었다. 지난 4일 자산 규모가 29억파운드인 스탠더드라이프인베스트먼트, 5일엔 18억파운드 규모의 아비바인베스터스와 44억파운드 규모의 M&G인베스트먼츠에 투자자의 환매 요구가 쇄도했다. 자산 대비 현금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한 이들 펀드는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렉시트로 기업들이 영국을 떠날 경우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환매 요구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이 같은 조짐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렸다. 당시 영국 부동산시장도 환매 요구에 몰린 펀드가 보유 부동산 급매에 나섰고, 이 결과 수개월 만에 부동산 가격이 고점 대비 40% 폭락하면서 시장 붕괴로 이어졌다.
영국 재무부도 브렉시트 투표 이전에 내놓은 예측에서 EU 탈퇴 결정시 주택 가격이 최대 18%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중앙은행(BOE)도 5일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09년 이후 영국 부동산 거래의 절반에 가까운 45%(금액 기준)를 외국인이 차지할 정도로 해외 자금이 몰렸다”며 “부동산펀드의 주가 급락은 시장 조정의 리스크를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거품 붕괴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커지는 영국 경제 불안감
6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파운드당 1.28달러로 급락했다. 1985년 이후 31년래 최저 수준이다. 5일 영국 중앙은행(BOE)이 금융안정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게 기폭제가 됐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리스크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BOE가 이달과 다음달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서 현재 연 0.50%인 기준금리를 0.10%까지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선임 투자분석가는 “영국의 향후 정치적 불안이 영국 국채 투자리스크를 키우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영국시장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의 타격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가 내수주 중심의 FTSE250지수 종목을 팔고 떠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4.5%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새 뇌관, 이탈리아 은행 부실
그동안 브렉시트 충격에 가려져 있던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도 금융시장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JP모간은 브렉시트보다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탈리아 은행의 대출 중 17%가 부실여신이며, 금액으로는 3600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체가 안고 있는 부실채권의 3분의 1에 달한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우니 크레디트를 포함해 은행주는 올 들어 60% 하락했다.
이탈리아 국채(10년물) 금리도 연 1.27%로 급등했다. 마이너스로 떨어진 독일은 물론 스페인 등 인접국가와의 금리 격차(스프레드)가 커지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2008년 금융위기 악몽 떠올라
글로벌 금융시장을 일순간에 긴장시킨 발단은 영국 부동산펀드의 ‘펀드런(대규모 환매)’ 조짐이었다. 지난 4일 자산 규모가 29억파운드인 스탠더드라이프인베스트먼트, 5일엔 18억파운드 규모의 아비바인베스터스와 44억파운드 규모의 M&G인베스트먼츠에 투자자의 환매 요구가 쇄도했다. 자산 대비 현금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한 이들 펀드는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렉시트로 기업들이 영국을 떠날 경우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환매 요구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이 같은 조짐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렸다. 당시 영국 부동산시장도 환매 요구에 몰린 펀드가 보유 부동산 급매에 나섰고, 이 결과 수개월 만에 부동산 가격이 고점 대비 40% 폭락하면서 시장 붕괴로 이어졌다.
영국 재무부도 브렉시트 투표 이전에 내놓은 예측에서 EU 탈퇴 결정시 주택 가격이 최대 18%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중앙은행(BOE)도 5일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09년 이후 영국 부동산 거래의 절반에 가까운 45%(금액 기준)를 외국인이 차지할 정도로 해외 자금이 몰렸다”며 “부동산펀드의 주가 급락은 시장 조정의 리스크를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거품 붕괴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커지는 영국 경제 불안감
6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파운드당 1.28달러로 급락했다. 1985년 이후 31년래 최저 수준이다. 5일 영국 중앙은행(BOE)이 금융안정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게 기폭제가 됐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리스크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BOE가 이달과 다음달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서 현재 연 0.50%인 기준금리를 0.10%까지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선임 투자분석가는 “영국의 향후 정치적 불안이 영국 국채 투자리스크를 키우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영국시장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의 타격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가 내수주 중심의 FTSE250지수 종목을 팔고 떠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4.5%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새 뇌관, 이탈리아 은행 부실
그동안 브렉시트 충격에 가려져 있던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도 금융시장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JP모간은 브렉시트보다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탈리아 은행의 대출 중 17%가 부실여신이며, 금액으로는 3600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전체가 안고 있는 부실채권의 3분의 1에 달한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우니 크레디트를 포함해 은행주는 올 들어 60% 하락했다.
이탈리아 국채(10년물) 금리도 연 1.27%로 급등했다. 마이너스로 떨어진 독일은 물론 스페인 등 인접국가와의 금리 격차(스프레드)가 커지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