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방위산업 이대론 안된다] 한화, 나홀로 '방산 대기업'…올해 들어 합병 시너지 효과
한화그룹은 최근 1년6개월 새 국내 방산시장의 중심에 섰다. 작년 7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현 한화탈레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두산DST(현 한화디펜스) 인수도 마무리했다.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삼성그룹, 두산그룹이 손을 털고 나가면서 이제 방산시장에 남은 대기업은 사실상 한화가 유일하다.

한화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결정한 2014년 11월은 방위사업 확장을 결정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방산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는 두 기업을 인수한 첫해인 작년 한 해 방산부문에서 고전했다. (주)한화의 화약제조 부문과 한화테크윈의 실적을 보여주는 (주)한화 화약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10.7%에서 작년 3.9%로 떨어졌다. 한화테크윈의 방산부문 가동률은 작년 연평균 75%에서 올 1분기 65%로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 (주)한화 화약제조업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764억원으로 전년 동기 34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7.8%를 기록했다.

한화 측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나타난 직원 동요가 가라앉고, 합병 시너지가 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도 이어졌다. 한화탈레스는 지난 4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한국형 전투기(KF-X)에 장착할 AESA 레이더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화테크윈은 올해 안에 폴란드에 K-9 자주포(사진)를 납품하는 계약을 추가로 체결할 게 확실시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부터 한화 방산부문이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 방산부문 4개사 중 방산 비중이 높은 상장사 한화테크윈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업계 추정치 평균)는 142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96억원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최근 1~2년 새 M&A를 통해 방산부문을 공격적으로 확장한 것에 대해 “국내 시장 상황만 놓고 보면 방위사업은 국내 대기업 자산순위 11위인 한화가 1조원 이상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봤다”며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이 안정 단계로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방산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