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박수 받으며 우승 세계랭킹 607위 빌리 헐리 3세가 27일 PGA투어 퀴큰론스내셔널에서 우승한 뒤 타이거 우즈의 축하를 받으며 우승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타이거 우즈 박수 받으며 우승 세계랭킹 607위 빌리 헐리 3세가 27일 PGA투어 퀴큰론스내셔널에서 우승한 뒤 타이거 우즈의 축하를 받으며 우승컵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랭킹 607위 선수의 생애 첫 우승, 53세 골퍼의 준우승, 47세의 5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파71·7569야드)에서 27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퀴큰론스내셔널(총상금 690만달러·약 81억7000만원)의 성적표다. 올 시즌을 주름잡은 ‘빅4’ 골퍼들이 휴식을 취한 틈을 타 승산이 떨어지는 ‘아웃사이더’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무명의 빌리 헐리 3세(34·미국)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고, 53세의 노장 비제이 싱(피지)이 준우승을 했다. 47세의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도 단독 5위에 올랐다.

헐리 3세는 늦깎이 골퍼다.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2004년에 졸업, 2009년까지 해군 장교로 복무한 뒤 2011년 PGA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투어에 입문했다. PGA투어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서른 살이던 2012년부터였다. 그는 지금까지 PGA투어 103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2012년 7월 AT&T내셔널과 2014년 7월 그린브라이어클래식 공동 4위가 PGA투어 최고 기록이다. 세계랭킹 607위인 그가 104번째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24만2000달러(약 14억5000만원)다.

이날 마지막 4라운드의 15, 16번홀 연속 버디가 우승을 결정지었다. 15번홀(파4)에서 헐리 3세는 두 번째 샷으로도 공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린 밖 32m 지점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컵으로 굴러 들어갔다. 이 버디로 2위권과의 격차를 3타로 벌린 헐리 3세는 16번홀(파5)에서도 8m짜리 버디 퍼팅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종 성적은 17언더파 267타.

‘올드보이’들도 모처럼 활약했다. 비제이 싱은 이번 대회에서 14언더파 270타로 준우승했다. 어니 엘스도 12언더파 272타를 쳐 단독 5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