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9일 시중 은행장들을 불러모아 자구계획을 확정한 조선사들과 정상적 여신 거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들이 조선사 여신을 축소하면 애써 마련한 자구계획이 틀어질 수 있는 만큼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9일 오후 3시 금감원 회의실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윤종규 국민은행 회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대형 조선 3사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시중 은행장들에게 조선사들의 자구계획을 설명했다. 독자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조선사들과 거래를 유지해달라는 취지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조선사에 대한 여신 한도 축소에 나섰다.

은행장들은 조선업을 둘러싼 시장 불안 심리가 완화되도록 협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SPP·성동·대선조선 등 중소 조선 3사에 대해선 자구계획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동시에 유동성이 부족해져도 절대로 추가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진웅섭 원장은 주채권은행들에 조선사들의 자구계획 이행 상황과 유동성 현황을 철저히 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진 원장은 올해 대기업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올해는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평가 기준이 강화됐다"며 "평가가 완료된 취약 기업과 약정(MOU)을 맺어 사후 관리도 신속해 진행해달라"고 은행장들에게 요청했다.

이날 단행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은행장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면서 수익원 다변화와 비용 절감에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진 원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대출심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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