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이어 안보…'지지층 넓히기' 나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대선을 겨냥해 정책 이슈를 선점해가고 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사진)가 해운·조선 구조조정 문제를 쟁점화한 데 이어 안보 현장까지 챙기면서 제1당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8일 서울 용산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이순진 합참의장으로부터 국방과 안보 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김 대표의 합참 방문은 야당 대표로는 처음이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경기 김포에 있는 해병 2사단 본부를, 3일에는 중앙보훈병원을 찾는 등 조용히 안보 행보를 이어왔다. 내년 대선을 겨냥해 경제와 함께 안보까지 잘 챙기는 ‘유능한 안보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대외에 각인하기 위한 것이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한 정책 이슈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제민주화 화두를 선점한 김 대표 취임에 맞서 새누리당이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앞세워 ‘한국판 양적 완화’ 카드를 제시하자 김 대표는 곧바로 야당이 꺼내기 힘든 ‘선제적 구조조정’ 카드로 맞불을 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카드가 ‘문제는 경제다’라는 김 대표의 총선 캐치프레이즈를 부각시켰고, 총선 전후 경제 이슈에 대한 주도권을 거머쥐었다”고 분석했다.

현장 경제 행보 역시 더민주가 새누리당에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김 대표가 지난달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현장 방문 일정을 일찌감치 짜놓은 반면 새누리당은 뒤늦게 일정을 잡은 게 대표적이다.

물론 당내 일각에선 김 대표가 위상이 축소되면서 경제·안보 등 당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민주가 8월27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함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2개월짜리 시한부 ‘관리형 조직’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