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은 2012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을 전문으로 하는 ‘제이랩스(JLABS)’를 세웠다. 이곳에선 기술 개발과정에 있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 일정 사용료만 내면 사무실부터 연구실, 기자재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미국의 샌디에이고·보스턴, 캐나다 토론토 등 6개 지역에 제이랩스를 설립해 120여개 바이오 벤처기업을 키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바이오클러스터 내 제이랩스는 지난해 1월 세워졌다. 이곳에는 27개 바이오 스타트업이 들어왔다. 1년 반 사이 제이랩스를 졸업한 스타트업만 5개다. ‘제이랩스 졸업’은 독립적인 공간에서 사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에는 4개 스타트업이 추가로 졸업할 예정이다.

제이랩스 입주업체는 사무실과 연구실을 각각 배정받는다. 원심분리기, 수소탱크 등 고가 장비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이곳 스타트업들은 2년에 한 번 평가를 받는다.

제이랩스는 존슨앤드존슨에도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존슨앤드존슨은 제이랩스에 입주한 유망한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새로운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다. 짐 비올라 제이랩스 마케팅 매니저는 “존슨앤드존슨은 현재까지 입주 기업의 약 20%에 지분 투자를 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제너럴일렉트릭 등 많은 다국적 기업은 이곳 스타트업에 무상으로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 스타트업이 성공했을 때 자사의 장비가 표준기기가 될 수 있고, 고객층도 크게 넓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