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中과 협력 강화 희망" 구두 친서
시 주석은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제4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발사 등을 감행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도 “중국은 북·중 우호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며 “북한과 함께 노력해 북·중관계를 수호하고, 돈독히 하고,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양국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날 면담에서 이 부위원장은 “조선은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하며, 조선과 중국 간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더 강화·발전시켜나가길 희망한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전달했다.
북·중 양국관계는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파탄 국면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 주석이 북한 외교라인의 실세이자 김 위원장의 측근인 이 부위원장을 만났다는 것은 북·중 양국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 한과 중국이 이번에 ‘당 대 당 교류’라는 형식을 빌려 관계 복원에 나선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북한으로선 UN 제재가 석 달째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유럽연합(EU) 러시아까지 고강도 독자 제재에 나서고 있어 중국이라는 ‘지렛대’를 통한 출구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UN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그해 5월 최용해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의 방중 이후 중국이 제재를 완화하면서 대북제재는 흐지부지됐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베트남 일본 등과 손잡고 압박하는데 중국으로서도 북한 카드를 방치하고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대북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쪽으로 중국이 방향을 틀려고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부위원장이 전날 쑹타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의지를 설명했다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비춰볼 때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박상익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