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1분기 판매 58% 증가…중국업체론 첫 연 1억대 돌파
글로벌 '톱5' 진입한 신예들
중국 시장에선 삼성·애플도 제쳐…저가 아닌 프리미엄 제품 '승부'
특히 비보 오포 등 중국의 2세대 스마트폰 회사들은 연간 성장률이 100%가 넘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분기에 레노버 샤오미 등을 밀어내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판매량 5위권 안에 들었다.
화웨이 스마트폰, 유럽에서 인기
중국 휴대폰 회사들의 선봉장은 화웨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1분기 세계 시장에서 27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 8.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740만대)보다 판매량이 58.4% 늘었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 1억대를 처음으로 돌파하기도 했다. 중국 제조사 가운데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대를 넘은 곳은 화웨이가 유일이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5년 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유럽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P8, 메이트S 등 화웨이의 대표 모델들은 지난해 서유럽 고가폰(400~500유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화웨이는 북유럽 지역에서도 전년 대비 114% 증가한 346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술력까지 무장한 신예들
오포 비보 등 중국의 떠오르는 신예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오포는 지난 1분기 세계 시장에서 18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 5.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에 이은 4위의 성적이다. 오포의 연간 판매량 증가율은 153%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비보는 지난 1분기 143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시장점유율을 4.3%까지 끌어올렸다. 오포에 이어 글로벌 5위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23%에 이른다.
오포와 비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에 이어 나란히 2~3위권을 넘나들고 있다. 이들의 빠른 성장세에 애플도 겨우 5위권에 턱걸이했고 삼성전자는 이미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삼성 최고경영진 사이에서 이들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오포의 경쟁력은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초저가 제품에 주력하는 샤오미에 비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하드웨어 성능을 끌어올려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오포 스마트폰 가운데는 ‘세계 최초’란 수식어가 붙은 제품이 적지 않다. 2012년에는 세계 최초로 500만 화소 앞면 카메라를 탑재한 ‘유라이크(Ulike)2’를 선보였다. 당시만 해도 앞면 카메라에 500만 화소를 적용한 것은 파격이었다. 2014년에는 두께가 4.85㎜에 불과한 세상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 ‘R5’를 내놓기도 했다.
비보, 캡틴아메리카에도 광고
비보도 삼성전자, 애플처럼 고급화를 추구한다. 저가 이미지가 아니라 프리미엄급 모델로 승부를 걸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6기가바이트(GB) 램을 탑재한 ‘엑스플레이5’라는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엑스플레이5는 5.4인치 고화질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820 프로세서,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등을 장착했다. 배터리 용량은 3600mAh에 달하며 고속 충전, 지문 인식 기능까지 담았다.
비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캡틴아메리카:시빌워’에 자사 제품을 PPL(영화 드라마 등에 제품을 노출해 홍보하는 전략)로 알리기도 했다. 영화 속 주인공 캡틴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도,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 쓰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도 VIVO라는 브랜드가 새겨져 있다.
비보는 엑스플레이5를 홍보하기 위해 한류스타 송중기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비보 관계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 젊은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송중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비보는 중국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비보 오포 등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영역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