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중국 최대 휴대폰업체인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기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웨이는 최근 2년 연속 국제특허 신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과감한 기술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특허전’을 선포한 것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대내외에 밝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는 25일 삼성전자가 데이터를 빠르게 내려받을 수 있는 4세대(LTE) 이동통신과 운영체제(OS), 사용자환경(UI) 등과 관련한 소프트웨어를 허가받지 않고 사용했다며 미국 새너제이연방지방법원과 중국 선전중급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표준특허 11건을 침해했다”며 “삼성과 그 계열사들이 화웨이 기술을 이용한 제품을 판매해 수십억달러를 벌었다”고 주장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이번 소송이 손해배상 청구보다는 삼성전자와의 크로스 라이선스(교차 특허 사용) 계약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승호 삼성전자 지식재산권센터장은 “그쪽에서 소송을 걸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맞소송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