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상 다임러트럭코리아 사장(사진)의 개인 이메일 아이디는 ‘플라이 앤드 드라이브(fly and drive)’다. 어릴 때부터 비행기와 자동차를 워낙 좋아해 이런 아이디를 만들었다. 그는 지금도 비행기와 자동차 마니아다.

조 사장은 비행기 조종을 좋아한다.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건 아니고, 시뮬레이터를 통한 가상비행을 즐긴다. 국내엔 공군사관학교나 항공사에서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시뮬레이터밖에 없어 평소에는 가상비행을 할 기회가 거의 없다.

하지만 싱가포르나 홍콩 등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비행 시뮬레이터가 있는 국가에 출장을 가면 시간이 날 때마다 몇 시간씩 가상조종을 한다. 조 사장은 “아버지가 공군 조종사 출신이어서 자연스럽게 비행기 조종에 관심이 생겼다”며 “가상이기는 하지만 중력에 맞서 거대한 비행기를 이륙시키고 기류를 읽으며 운항하는 경험은 커다란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비행 시뮬레이터를 이용하기 어려운 국내에선 자동차 정비를 즐긴다. 그의 ‘애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ML350(현 GLE 클래스)이다.

조 사장은 맹렬한 주행이나 짜릿한 코너링 같은 운전기술보다 자동차를 뜯어 고쳐보면서 성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하는 데 관심이 많다. 그는 자동차 정비 기능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은 마케팅·영업 관련 부서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많은 수입차업계에서 흔치 않은 공학도 출신 CEO다. 공학도 출신답게 그는 자동차의 운행원리까지 파악하는 걸 즐긴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애프터세일즈(AS) 총괄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작년 7월 다임러트럭코리아 사장에 선임됐다. 조 사장은 “엔지니어 특유의 논리적인 사고방식이 회사 사장을 맡고 업무 체계를 가다듬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장 취임 이후 ‘가장 믿을 수 있는 트럭 브랜드가 되자’는 비전을 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대표적 시스템이 판매 후 초기 6개월간 고객이 찾기 전에 먼저 고객에게 연락해 불편을 해결하는 ‘세일즈 투 서비스’ 프로그램이다.

다임러트럭코리아는 영업사원이 차량을 판매한 뒤 2개월간 고객에게 문제가 있는지 물어 문제가 있으면 해결한다. 이후 고객지원센터와 서비스센터가 이어받아 고객에게 먼저 연락해 해결 여부를 확인하고, 또 다른 문제가 없는지 파악해 해결해준다. 조 사장은 회사 주력 제품인 대형 트럭을 직접 몰기 위해 1종 대형면허를 취득했다. 조 사장은 “회사 고객과 함께 어울려 드라이브하는 이벤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