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등 대형 이벤트 앞두고 증권사 전망 '극과 극'

다음 달부터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를 바라보는 증권사별 시각도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다.

24일 주요 증권사들의 하반기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를 보면 예상 최고치는 2,300선, 최저치는 1,700선이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1,930~2,300)와 BNK투자증권(1,930~2,320)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통화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이어졌던 달러 강세 사이클이 마침표를 찍었다"며 "달러 약세 전환으로 인한 신흥국 지수 반등, 국내 기업 이익 증가세 및 배당성향 개선에 힘입어 코스피가 하반기에 일시적으로 2,3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NK투자증권도 "달러 강세 둔화는 신흥국으로의 자본 유입 사이클을 되살리는 동력"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더해져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한 강세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미래에셋대우(1,700~2,150)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 점에 주목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주식시장의 좁은 변동폭은 주요 중앙은행의 파격적이 정책 효과에 의한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힘이 약해지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하반기 저점을 1,700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예상 밴드의 최고치와 최저치 간 차이가 600포인트나 되는 것이다.

코스피가 2,000선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하반기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극명한 시각차를 보여준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와 속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관련 투표 결과, 미국 대선 등과 같은 대형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점이 하반기 증시를 '시계(視界) 제로'의 안갯속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 다수는 불안한 증시 흐름을 예상하는 가운데서도 박스권 국면의 지속을 점쳤다.

현대증권(1,880~2,100), 삼성증권(1,900~2,100), 하이투자증권(최고치 2,100), 하나금융투자(1,850~2,100)은 기존 박스권 내의 밴드 전망치를 제시했다.

현대증권은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인한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며 "다만 국내 기준금리 인하 및 추경 같은 경기친화적 정책 기조로 하락 위험이 일정 수준 제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주요국의 정책 대응 효과가 하반기에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미국 금리인상, 영국 브렉시트 투표 등으로 시장이 조정을 보일 경우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성서호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