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서울 무역센터점 모든 층에서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행사를 연다. 백화점 전체가 미술관으로 바뀌는 행사는 유통업계에서는 처음이다.

24일부터 26일까지 1~11층 모든 층에 작가 30명의 작품 1500여점이 전시된다. 회화, 조각, 주얼리, 설치예술 등 전시 품목도 다양하다. 지난 3월 여성복 행사장에서 연 미술전시회를 백화점 전 층으로 확대한 것이다.

1층 정문 광장과 11층 하늘정원에는 김영원 작가의 ‘그림자의 그림자-홀로서기’ 등 조각 예술품을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 예술가다. 매장 각 층에는 분위기에 맞는 도자기, 유리조각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이외에도 한국인 최초로 베니스비엔날레에 초대된 곽훈 작가의 회화와 신진 작가 김성정 씨의 작품도 전시된다.

유통업체인 현대백화점이 문화행사를 여는 이유는 단순 할인행사만으로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힘들다고 봤기 때문이다.

백화점을 단순한 소매 판매점이 아니라 최신 트렌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 여기에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사진)이 강조하는 “콘텐츠 디벨로퍼가 되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 효과는 매출로 이어졌다.

지난 3월에 연 미술전시회 기간 매출이 기존 할인행사 때보다 54.8% 늘었다. 이재승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구매담당자는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즐거운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유명 작가와 함께 2개월간 준비해 희소가치가 높은 한정 협업상품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