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47% 하락…6분기 연속 적자 '늪'
신용등급 '정크' 수준 강등도 잇따라

미국을 대표하는 의류브랜드인 '갭'(Gap)이 극심한 경영난 속에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갭은 19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영업 이익이 47%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갭은 6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억3천900만 달러(약 2천848억 원)에서 올해 1억2천700만 달러(약 1천513억 원)로 감소했다.

주당 순익도 56센트에서 32센트로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갭' 브랜드의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자매 브랜드 '바나나 리퍼블릭'은 -11%, '올드 네이비'는 -6%를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경영난은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유니클로·자라 등 패스트 패션이 급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갭은 이에 따라 그룹 전체 해외 점포망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할 방침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전했다.

북미와 중국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 있는 매장을 대거 철수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연말까지 일본에 있는 '올드 네이비' 매장 53개를 전부 철수할 예정이다.

이어 '바나나 리퍼블릭' 매장 22개도 문을 닫을 계획이다.

연간 2억7천500만 달러(3천277억 원)가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갭은 전 세계에 모두 3천72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올드 네이비 매장 수는 4월 30일 현재 북미에 1천29개, 아시아에 69개가 있다.

바나나 리퍼블릭 매장 수는 북미에 607개, 아시아와 유럽에 61개가 있다.

이날 실적이 발표되자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갭의 기업 신용등급을 정크(투기) 수준인 BB+ 수준까지 낮췄다.

S&P는 "갭의 영업 성과가 지속적으로 약화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향후 12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등급 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일 또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갭 신용 등급을 정크 수준인 BB+로 하향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