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 신드롬처럼…기대하시라! 한국타이어 신드롬
한국타이어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3’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다. 국내 타이어 업체가 테슬라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모델3는 시제품을 공개한 지 한 달 만에 세계적으로 40만대 넘게 계약되면서 ‘전기차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모델3 전용 타이어 개발

테슬라는 최근 모델3에 장착할 타이어의 주 공급업체로 한국타이어를 선정했다. 테슬라는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타이어 샘플 등을 제출받아 테스트한 끝에 한국타이어 제품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여러 업체가 모델3에 타이어를 공급하겠지만 한국타이어의 공급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우선 40만대가량을 공급하는 방안을 놓고 테슬라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는 가벼우면서도 접지력이 좋은 모델3 전용 타이어를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전기차와 벤츠 C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 장착되는 신차용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한국타이어의 전기차용 타이어 제조 기술이 높은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 등으로 인해 차량 무게가 무거워져 특수 타이어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한국타이어가 테슬라에 전기차용 타이어를 대량 공급하게 되면 시작 단계인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 개발로 프리미엄 브랜드 공략

테슬라와의 계약은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HWW) 사장 겸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최근 기술 개발을 통한 프리미엄 시장 선점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2009년 아우디 A3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 뒤로 프리미엄 브랜드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11년엔 BMW가 한국타이어 제품을 장착하기 시작했고, 2013년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 S클래스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했다. 한국타이어는 포르쉐, 포드 등 세계 37개 자동차 브랜드의 284개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공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조 사장의 판단에서 시작됐다. 조 사장은 지난 3월 BMW와 7시리즈 신차용 타이어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력을 강화해 수익성 높은 초고성능 타이어와 고급차 타이어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최고기업군)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이어 “올해는 BMW M과 메르세데스 AMG 등 고성능차에서도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2020년까지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업체들에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세계 진출을 위해 글로벌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말부터 연산 1100만개 규모의 미국 테네시 신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해 증설을 마친 중국 충칭,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의 공장을 합하면 연간 생산량이 1억2000만개를 넘어선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테네시공장은 최근 호황인 미국 자동차시장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오는 8월 신축 중앙연구소인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이 대전에서 문을 열면 기술 개발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