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도시 1위' 포항
'기업유치 전도사' 이강덕 시장
포스코 국장·현대제철 과장 등 공무원들 새 직함까지 달아줘
외투기업에 시청 사무실도 제공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이 시장은 2014년 7월 취임 직후 ‘투자유치과’와 ‘일자리창출과’를 신설해 경제부서를 강화했다. 시청에서 내로라하는 엘리트 공무원들을 두 부서에 배치했다. 이 시장은 “포스코가 ‘잘나가던’ 시절엔 경제 관련 부서는 단순 행정업무만 맡는 한직으로 여겨졌다”며 “이런 분위기를 깨뜨리기 위해 경제부서에서 일하면 승진 때 가점을 주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유치 전략도 전면 수정했다. 시청 강당에 기업인을 불러 모아놓고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던 기존 방식을 버렸다. 대신 6급 이상 시 공무원 542명이 모두 참여하는 ‘1 대 1 기업애로지원단 제도’를 도입했다. 담당 공무원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맡은 기업을 먼저 찾아가 애로사항을 듣도록 했다. 각종 인허가를 쉽고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비결’도 귀띔해줬다. 기업인을 한꺼번에 소집하는 대규모 투자유치 설명회를 없애고 담당 공무원이 기업을 찾아가 개별적으로 설명회를 연 것이다.
포항시 공무원들이 자신이 맡은 보직에 더해 ‘포스코 담당 국장’ ‘현대제철 담당 과장’ 등 또 다른 직함을 갖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보직 이동 때 해당 기업과의 관계가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퇴직할 때까지 1개 기업만 전담하도록 했다. 근로자 10명 미만인 영세 기업은 변호사와 회계사, 관세사 등 민간전문가로 이뤄진 기업애로상담관이 무료로 컨설팅해주는 제도도 도입했다.
포항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기업에는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 시청 사무실을 공짜로 빌려줬다. 시청 16층에 있는 기업지원센터에 외국 기업인들이 마음놓고 근무할 수 있는 사무실 공간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이달 초까지 시청 16층을 거쳐간 외투기업은 10곳이 넘는다.
이런 행정서비스 혁신이 포항시를 외투기업이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바꿔놓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2014년 7월 이후 포항시가 유치한 국내외 기업은 36개로, 투자실적이 2조원을 넘는다. 직전 2년간에 비해 투자 규모가 열 배가량 늘었다. 이 시장은 “적극적인 기업 유치를 위해선 ‘기업가 마인드’를 갖춘 공무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강경민/홍선표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