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세계적 오디오업체 B&W에 LS가 구본웅 대표 '수억달러 투자'
LS가(家)의 장손인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사진 왼쪽)가 영국의 유명 오디오업체에 수억달러를 투자했다. 오디오 기기에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해 향후 연결된 기기 시장을 노리는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8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인 에바오토메이션은 최근 영국의 스피커업체 바우워스 앤드 윌킨스(B&W)를 인수했다. 1966년에 설립된 B&W는 오디오와 스피커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명성을 쌓아온 기업이다. BMW 7시리즈 등에 오디오를 공급하고 있으며, 노틸러스 시리즈는 소매가가 6만달러에 달한다. 임직원은 약 1100명이다.

B&W를 인수한 에바오토메이션은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기디언 유(오른쪽)가 2014년 2억달러의 투자금을 모아 설립한 벤처다. 직원은 40여명 규모로 대부분 애플과 모토로라 출신이다.

기디언 유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이번 합병으로 B&W의 훌륭한 고품질 브랜드·제품과 에바오토메이션의 기술·비전을 결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와 페이스북, 유튜브 CFO를 거친 기디언 유는 구본웅 씨가 이끄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포메이션그룹의 고문이다. 이번 인수를 위해 에바오토메이션이 새로 모집하는 수억달러의 투자금 대부분을 포메이션그룹에서 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씨는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로 2012년 팰런티어의 창업자 조 론스데일, 벤처 투자자 짐 킴 등과 함께 벤처캐피털 ‘포메이션8’을 설립했다. 1250만달러를 투자한 가상현실(VR) 기기 업체 오큘러스VR이 2014년 페이스북에 매각되면서 투자액의 10배에 달하는 1억30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말 조 론스데일 등이 이탈하면서 포메이션그룹으로 개편했으며, 중국 쑨원의 증손자 조엘 선을 투자 파트너로 영입해 주목받기도 했다.

에바오토메이션은 오디오·비디오 제품과 관련한 음성인식 등 미래형 인터페이스를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기반의 멀티미디어 재생 기술을 B&W가 보유한 정통 음향 기술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