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주필 "미국 자국이익 우선은 고립주의 아닌 개입주의 의미"
조전혁·권혁세 국회의원 낙선자 "새누리 내분으로 총선 패배"
전희경·김종석 국회의원 당선자 "국민 울분 풀어줄 법 만들겠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지난 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야외 소공원에서 열린 ‘정규재뉴스’의 토크파티 ‘봄밤의 이야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그동안 자처한 ‘세계 경찰’ 역할을 내려놓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주먹을 휘두를 수 있다”며 이같이 우려를 나타냈다. 4·13 총선 이후 국내외 정치 상황을 짚어보고자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전희경·김종석 국회의원 당선자,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등 300여명이 모여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정 주필은 “트럼프는 다양성, 성소수자, 이민자 등 우리가 믿었던 20세기의 진보적 가치들을 거부했다”며 “미국에 사는 백인들은 누구도 공적인 자리에서 말하지 못하던 얘기를 거리낌 없이 말하는 트럼프를 보며 지지를 보냈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미국의 주인이야’라는 식의 민족주의적 흐름이 생겼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미 제국’과 민주주의의 종말로 볼 수도 있다는 정 주필의 이어진 설명에 많은 참석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 주필은 트럼프가 말하는 ‘자국 이익 우선’이 ‘고립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고립주의로 가기보다는 오히려 강력한 개입주의로 나설 것”이라며 “미국이 다른 국가와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들이 주는 이익만큼 해당국으로부터 받을 이익이 있는지 따지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대 국회의원 당선자와 낙선자를 통해 국내 정치 상황을 짚어보는 시간도 마련했다. 4·13 총선에서 인천 남동을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조전혁 전 의원은 “국민의 선택은 현명했다”며 반성문을 써내려갔다. 그는 “새누리당 내부 갈등과 정책 콘텐츠 부족이라는 두 문제가 겹쳐 총선에서 패배했다”며 “새누리당은 권력 투쟁을 버리고 가치 투쟁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후보로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낙선한 권혁세 전 원장은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포부’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전희경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입법은 보편적이어야 하는데도 특정 대상에게 특혜를 주는 법이 너무 많이 제정되고 있다”며 “동료 국회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잘못된 입법을 뜯어고치는 노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당선자인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국민들이 차별과 격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저소득층 자녀를 국비로 유학을 보내주는 정책 등을 마련해 국민의 울분을 풀어주는 입법 활동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토론뿐 아니라 음악 공연과 참여형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흥을 돋웠다.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이 단장으로 있는 색소폰 앙상블 ‘소리벗’은 완벽한 화음의 연주로 분위기를 띄웠다. 시사평론가인 장원재 박사는 퀴즈게임 등을 직접 진행해 참석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대부분 참석자는 3시간이 넘도록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토크파티를 즐겼다. 대학생 장재혁 씨(27)는 “지식도 얻고 게임에 참여해 상품까지 받았다”며 “2년째 토크파티에 참석했는데 올 때마다 잘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