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8일 오후 3시25분

한국투자공사(KIC)가 국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를 해외 대체투자 분야 위탁운용사(GP)로 선정할 예정이다. 해외 자산에만 투자하는 국부펀드인 KIC가 대체투자 분야에서 국내 업체를 GP로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IC는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내 주요 운용사 및 증권사를 초청해 간담회를 연다. 최대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로 설정되는 해외 인프라 펀드를 운용할 GP를 선정하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에는 은성수 KIC 사장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참석한다.

KIC가 조성하는 펀드의 투자 대상은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 조성하는 인프라다. 기술력이 탄탄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을 돕는 역할을 맡게 된다. KIC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는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연기금 등도 관심을 갖는 만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IC는 국내 운용사 및 증권사 2~3곳을 GP로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P로 선정된 운용사와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건설사들이 수주한 해외 사업에 지분 투자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국내 업체들이 자기자본 투자를 꺼릴 경우 해외 업체에도 기회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환 KIC 공동투자실장은 “자기자본을 넣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GP 참여를 망설이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운용사와 증권사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업체들은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정보를 들은 뒤 GP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반응이다. 한 국내 운용사 관계자는 “해외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과 운용사가 어떻게 리스크와 수익을 분배할 것인지에 대한 구조가 나오지 않아서 검토가 어렵다”며 “간담회에서 상세 구조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