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이란의 테헤란 에스피나스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양국 기업인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을 들으면서 박수를 치고 있다. 테헤란=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3일 이란의 테헤란 에스피나스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양국 기업인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을 들으면서 박수를 치고 있다. 테헤란=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3일 이란의 테헤란 에스피나스 팰리스호텔에서 개최된 ‘한·이란 비즈니스포럼’은 박근혜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자리였다. 한국의 경제사절단 230여명과 이란 측 경제인 170여명 등 총 4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포럼에서 양국 경제인들을 격려하고 세 가지 경제협력 강화 방향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버 살롬(안녕하세요)”이라고 페르시아어(이란어)로 인사말을 건넨 뒤 “저는 230여명의 한국 경제인들과 함께 최근 핵 협상을 타결하고 경제 발전에 나선 오랜 친구 이란과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하고자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 정부와 우리 기업들 간에 체결된 주요 양해각서(MOU)를 언급하며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3대 경제협력 방향 제시

박 대통령은 양국이 나아가야 할 경제협력과 관련해 △교역 활성화와 투자협력 확대 △건설·수자원 관리·에너지 등 인프라 협력 확대 △보건의료·문화·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 다각화 등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교역 및 투자 확대와 관련해 양국 관세청 간 세관상호지원협정, KOTRA와 이란 투자청 간의 MOU를 통한 투자정보 교환, 양국 선박의 자유로운 입출항을 보장하는 해운협정 등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한국 기업들이 이미 사우스파 가스전을 비롯해 이스파한 정유시설, 카룬 수력 발전 댐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다”며 “한국 기업의 뛰어난 시공 역량이 이란의 추진력과 결합된다면 양국은 철도·공항·도시개발·수자원 관리 등 인프라 전반에서 서로 ‘윈윈’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부처 간 체결된 교통 및 인프라 협력 MOU, 수자원 협력 MOU가 양국의 인프라 협력을 강화하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한국전력과 이란 전력공사 등이 체결한 10여건의 MOU를 통해 이란 전력망 효율 향상, 변압기 교체, 지능형 계량 인프라 보급 확산 등의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켜 양국 협력의 모범사례로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이란 유대, 신라 때부터 시작”

박 대통령은 “페르시아 스포츠인 폴로는 1200~1300년 전 신라에 전해져 신라인들이 격구라는 이름으로 즐겼다”고 소개하면서 양국 간의 오랜 유대관계를 강조했다.

이어 “밟으면 밟을수록 선명한 색을 드러내는 페르시아의 명품 카펫처럼 양국 국민들은 역경에서 더 힘차게 도약해왔다”며 “세계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양국 기업이 저력을 발휘해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가자. ‘모바파크 버시드. 케일리 맘눈(여러분의 행운을 빕니다. 감사합니다)’”이라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 방문 마지막날인 이날 흰색 루사리에 하얀색 재킷을 입었다. 이란 방문 첫째날에는 연두색, 둘째날에는 분홍색 재킷을 착용한 바 있어 이란의 3색 국기(초록색, 흰색, 빨간색)를 상징하는 ‘패션 외교’를 펼친 것이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란 측에서는 산업광물무역부 장관, 이란 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 기업인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황창규 KT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테헤란=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