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스타트업 리포트] 김한준 미국 알토스벤처스 대표 "조 단위로 클 수 있는 한국 스타트업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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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에게 듣는다
쿠팡, 배달의 민족 등 20개사에 투자
배달·부동산중개·대리운전 등 한국 스타트업에 매년 수백억 투자
직장생활 경험한 창업자는 성장단계별 사업목표 잘 알아
쿠팡, 배달의 민족 등 20개사에 투자
배달·부동산중개·대리운전 등 한국 스타트업에 매년 수백억 투자
직장생활 경험한 창업자는 성장단계별 사업목표 잘 알아
알토스벤처스는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 알짜배기 회사를 골라 투자하기로 유명한 벤처투자회사다.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 기업 쿠팡,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부동산 중개 서비스 직방, 간편 송금 서비스인 토스 개발사 비바리퍼블리카 등 탄탄하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초기에 발굴했다.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미국계 벤처캐피털 중 유일하게 한국 스타트업 투자 전용 펀드를 운용하며 매년 수백억원씩 꾸준히 한국에 투자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김한준(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사진)는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미쳤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알토스벤처스가 보수적인 투자성향 회사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한국에서는 대단히 공격적인 투자사로 평가되는 게 의아하다”며 “한국에는 좋은 기업이 많은데 투자자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창업자도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미쳤다’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들은 건 2014년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하기로 했을 때였다. 김 대표는 “투자를 검토할 때만 해도 토스는 당시 제도상 불법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하지만 제도적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봤고, 생각대로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투자를 검토 중인 회사도 주변에선 뜯어말리지만 결국 투자할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한국 투자자와 창업자들이 스스로 위축되는 현상에 대해 “국내 시장이 작다고 판단해 움츠러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배달, 세탁, 부동산 중개, 대리운전, 택시 등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분야는 물론 커머스, 온라인 광고, 핀테크(금융+기술) 등 상당수 사업 분야는 대부분 국내 시장만 해도 조 단위의 거대한 규모란 게 그의 판단이다. 해외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이런 가능성을 먼저 알아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알토스가 부동산 중개 서비스 직방에 투자할 때도 한 외국계 투자사에서 ‘1조~2조원 규모 회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동 투자를 제의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아직 스타트업이 그 규모로 성장한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소극적일 수 있다”며 “우리 같은 외국계 회사가 분위기를 바꾸는 투자를 할 것”이라고 했다.
군인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그는 국내 벤처 창업가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투자자 1순위에 꼽힌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 미국에서 군 생활을 했다.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뒤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다 1996년 알토스벤처스를 설립했다.
그는 알토스벤처스를 3000억원가량을 운용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2014년 초 한국 전용 투자펀드를 조성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쿠팡, 우아한형제들, 직방, 이음(소개팅 앱), 비바리퍼블리카, 북잼(전자책) 등 20여개 회사에 투자했다.
알토스벤처스는 대학생 창업자보다 직장생활 경력이 있는 창업자를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알토스벤처스는 대학생 창업팀에 투자한 적이 없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업이란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라며 “직장 및 사회생활을 통해 역경을 극복해 본 경험이 있는 창업자가 성장단계별 과업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여성 쇼핑몰 모아보기 앱인 지그재그에 투자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창업 당시엔 불안해 보였지만 2년간 끈질기게 살아남은 역량과 경험을 높이 평가해 투자했다”고 말했다.
유하늘/임원기 기자 skyu@hankyung.com
김한준(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사진)는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미쳤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알토스벤처스가 보수적인 투자성향 회사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한국에서는 대단히 공격적인 투자사로 평가되는 게 의아하다”며 “한국에는 좋은 기업이 많은데 투자자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창업자도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미쳤다’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들은 건 2014년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하기로 했을 때였다. 김 대표는 “투자를 검토할 때만 해도 토스는 당시 제도상 불법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하지만 제도적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봤고, 생각대로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투자를 검토 중인 회사도 주변에선 뜯어말리지만 결국 투자할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한국 투자자와 창업자들이 스스로 위축되는 현상에 대해 “국내 시장이 작다고 판단해 움츠러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배달, 세탁, 부동산 중개, 대리운전, 택시 등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분야는 물론 커머스, 온라인 광고, 핀테크(금융+기술) 등 상당수 사업 분야는 대부분 국내 시장만 해도 조 단위의 거대한 규모란 게 그의 판단이다. 해외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이런 가능성을 먼저 알아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알토스가 부동산 중개 서비스 직방에 투자할 때도 한 외국계 투자사에서 ‘1조~2조원 규모 회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동 투자를 제의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아직 스타트업이 그 규모로 성장한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소극적일 수 있다”며 “우리 같은 외국계 회사가 분위기를 바꾸는 투자를 할 것”이라고 했다.
군인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그는 국내 벤처 창업가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투자자 1순위에 꼽힌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 미국에서 군 생활을 했다.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뒤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다 1996년 알토스벤처스를 설립했다.
그는 알토스벤처스를 3000억원가량을 운용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2014년 초 한국 전용 투자펀드를 조성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쿠팡, 우아한형제들, 직방, 이음(소개팅 앱), 비바리퍼블리카, 북잼(전자책) 등 20여개 회사에 투자했다.
알토스벤처스는 대학생 창업자보다 직장생활 경력이 있는 창업자를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알토스벤처스는 대학생 창업팀에 투자한 적이 없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업이란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라며 “직장 및 사회생활을 통해 역경을 극복해 본 경험이 있는 창업자가 성장단계별 과업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여성 쇼핑몰 모아보기 앱인 지그재그에 투자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창업 당시엔 불안해 보였지만 2년간 끈질기게 살아남은 역량과 경험을 높이 평가해 투자했다”고 말했다.
유하늘/임원기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