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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생상품거래 세계 1위서 10위권으로…"예탁금 등 진입장벽 낮춰야 시장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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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거래량 800배 늘었지만 옵션 계약단위 등 규제에 발목
    미니코스피200선물 등 신상품 등장에 거래액 증가세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이 3일로 출범 20주년을 맞는다. 이 기간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은 800배 이상 늘었고 상품도 30종으로 다양해졌다. 유럽 파생상품시장에 미니코스피200 선물의 상장이 예정돼 있는 등 국제적 위상도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한때 세계 1위에 올랐던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촘촘한 규제망에 갇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파생상품거래 세계 1위서 10위권으로…"예탁금 등 진입장벽 낮춰야 시장 활기"
    ○2000년대 초반 ‘전성기’

    한국 파생상품시장은 1996년 5월3일 코스피200 선물 거래를 시작으로 출범했다. 1898년 등장한 세계 최대 파생상품시장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물론 홍콩(1986년) 일본(1987년)의 파생상품시장과 비교해도 ‘늦깎이’였다.

    하지만 성장세는 남달랐다. 1996년 당시 3670계약에 그친 하루 평균 상품 거래량은 작년 318만7952계약으로 급증했다. 20년 만에 하루 거래량이 800배 이상 늘어났다. 거래되는 상품은 1996년 코스피200 선물 단 한 종목에 그쳤지만 지금은 30종목으로 증가했다.

    파생상품시장은 2000년대 들어 전성기를 맞았다. 미국선물협회(FIA)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2001년 세계 거래소 가운데 1위에 오른 이후 2011년까지 정상 자리를 지켰다.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당시 국내 증시에 역동성이 넘쳤고 등락폭도 컸기 때문이다. 2000년 국내 증시의 평균 변동성(하루 변동률 기준)은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물론 홍콩항셍지수(HSI)보다 컸다.

    제도적 뒷받침도 파생상품시장 성장에 기여했다. 1996년 파생상품시장 출범 당시 파생상품 기본예탁금(증거금)은 3000만원이었지만 2001년 2월에 500만원까지 내려갔다. 진입장벽이 낮아지자 개인투자자가 몰리기 시작했다. 2001년 개인투자자의 코스피200 선물 거래량 비중은 50.6%에 달했다.

    ○얼어붙은 시장, 활기 되찾을까

    파생상품시장은 2012년을 변곡점으로 침체기에 들어섰다. △키코(KIKO) 사태 △11·11 옵션 쇼크 △검찰의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 수사 등이 이어지면서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게 발단이었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2012년부터 각종 파생상품 시장 규제를 도입했다. 2012년 3월에는 코스피200지수 옵션 계약 단위(승수)를 5배 인상했다. 2014년에는 개인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3000만~5000만원으로 올렸다.

    2011년 세계 1위에 올랐던 한국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고 작년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4년 하루 평균 파생상품 거래량(276만6482계약)은 2011년의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최근엔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다. 미니코스피200 선물·옵션과 코스닥150 선물 등 신상품이 등장한 효과다. 올해 국내 파생상품 하루 평균 거래금액(지난달 31일 기준)은 42조9342억원으로 거래량 저점이었던 2014년(37조1709억원)과 비교하면 15%가량 시장이 회복됐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개미들의 무분별한 투기 행태를 막기 위해 정부가 겹겹이 쌓아둔 규제가 여전한 데다 올해부터 코스피200 선물·옵션에 연간 손익을 합산해 5%의 양도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김도연 한국거래소 파생상품본부 상무는 “침체된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예탁금을 내리는 등 규제를 풀어 다양한 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익환/김우섭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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