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미스터 블랙', '블랙스완' 커플의 화려한 복수극…'시청률 날갯짓' 시작됐다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극본 문희정, 연출 한희·김성욱)이 지난 27일(13회) 시청률 8.9%(TNMS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순정 만화계의 대모’ 황미나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인 이 드라마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모티브로 한다.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와 가슴 시린 사랑을 그려낸다.

대기업 후계자인 차지원(이진욱 분)은 믿었던 친구 민선재(김강우 분)의 간계에 빠져 회사를 빼앗기고 살인자로 몰렸다가 반격에 나선다. 그 사이 옛 연인 윤마리(유인영 분)는 민선재와 결혼했고, 여동생 차지수(임세미 분)는 실명한 채 살아간다. 차지원은 외국에서 만난 김스완(문채원 분)을 사랑하게 되지만, 스완은 민선재와 결탁한 또 다른 원수의 딸로 밝혀진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구성이 더해지며 이야기 전개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블랙스완’(흑조)이란 커플이 화려한 복수극을 암시한다. 검은 옷을 입었던 차지원의 별명은 ‘블랙’이고, 김스완은 ‘스완’으로 불린다. 블랙스완은 발생하기 어렵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은유하는 용어다.

차지원과 민선재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려져 몰입도를 높여줬다. 차지원과 가족처럼 가까웠던 민선재는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해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르면서 악당이 되고 만다. 순진하던 차지원도 사선을 넘나드는 시련을 겪으며 복수심을 키운다.

한희 PD는 “이 드라마는 복수극과 멜로란 두 가지 구조를 지닌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며 “거역할 수 없는 큰 운명을 만났을 때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가르쳐줄 것”이라고 말했다. 13회 방영 직후 이진욱과 문채원의 출연 소감을 들었다.

■ 이진욱이 말하는 ‘블랙’은
희생정신 강한 캐릭터…살인자로 몰렸어도 희망 품은 긍정男


'굿바이 미스터 블랙', '블랙스완' 커플의 화려한 복수극…'시청률 날갯짓' 시작됐다
“‘블랙’ 차지원의 매력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점에 있어요. 복수를 위해 병마로 목숨이 위태로운데도 수술을 미뤘으니까요.”

이진욱은 “제가 만약 진짜로 차지원이라면 여동생 지수와 스완을 위해 수술을 빨리 받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에 대해 그는 태국 로케이션 장면들을 꼽았다. “가족을 잃고 살인자로 몰린 지원이 스완과 만나 희망을 품게 됐으니까요. 지금 지원에게는 스완과 함께 지낸 오두막집의 삶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일 거예요.”

그는 “수중 탈출신 연기가 가장 힘들었다”며 “추운 날씨에 어두운 물속에서 움직여야 했다”고 털어놨다.

■ 문채원이 말하는 ‘스완’은
해바라기 같은 여자…진실을 향한 집념 대단해


'굿바이 미스터 블랙', '블랙스완' 커플의 화려한 복수극…'시청률 날갯짓' 시작됐다
“블랙이 탄 호송차를 쫓아가며 ‘살인자 아니라고 말해! 안 죽였잖아!’라고 외치던 장면(11회)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찍으면서 마음이 아팠고, 블랙에 대한 스완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을 보여줬기 때문이죠.”

문채원은 “연기하기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태국에서 5년 만에 서울에 왔을 때”라고 말했다. “사람이 5년 만에 크게 변하진 않지만 약간의 변화를 보여줘야 했으니까요. 스완이가 좀 더 여성스러워지고 성숙해졌을 거예요.” 그는 “나이에 비해 어린 면과 사랑에 맹목적인 성격도 계속 가져가야 했다”며 “여성성을 어디에 넣어야 할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