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에 있는 LG전자 매장
이란 테헤란에 있는 LG전자 매장
1989년 이란 지사를 설립한 LG전자는 현지 전자유통업체인 골드이란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이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LG전자의 이란 시장 공략 무기는 지역특화형 상품이다. 2013년 출시한 에어컨 ‘타이탄 빅Ⅱ’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60도 이상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열대 컴프레서를 장착해 냉방성능이 뛰어나다. 해풍 등 외부 환경에 의한 부식 및 손상을 막을 수 있는 열교환기 골드핀도 체택했다.

실내가 넓은 이란의 집 구조를 감안해 최장 20m까지 바람을 보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실내 흡연율이 높은 중동 국가의 문화를 감안해 담배 연기 제거가 가능한 강력한 공기 청정 기능도 탑재했다.

지난해 상반기 이란 시장에서 내놓은 전자레인지 ‘알파돔’도 주목할 만하다. 이 전자레인지로 갖가지 이란 전통음식을 자동으로 조리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란에서 ‘LG솔라돔 요리대회’를 개최해 주고객층인 주부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입상자들에게는 태국, 터키 등의 여행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란 특수를 잡아라] LG전자, 테헤란 중심에 이란 최대 전자매장
LG전자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현지의 전자제품 유통문화도 바꿨다. TV나 냉장고 등 제품군별로 소규모 매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전자제품 유통구조를 대형 쇼핑몰 중심으로 바꿔 놓은 것.

작년 상반기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 중심가에 연면적 540㎡ 규모의 이란 최대 규모 전자제품 매장을 열었다. LG전자는 이곳을 차별화해 프리미엄 인테리어로 꾸미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넓은 공간, 소비자 맞춤형 상담이 가능한 공간 등을 마련했다. 이 매장은 가족 단위로 쇼핑을 오는 이란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해당 매장은 한국 이외 지역에서 LG전자 단일 매장으로 최대 규모다. LG전자는 이란 내에 올초까지 12개 대형 매장을 연 데 이어 연말까지 20개 매장을 추가로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성이 혼자 있을 때 남성이 방문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 이란 문화를 감안해 LG전자는 여성 엔지니어가 방문 수리를 하는 ‘핑크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여성 엔지니어를 모집해 교육하고 있으며 핑크색이 섞인 유니폼도 마련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서비스를 이란 외에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