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시 순이구에 있는 베이징현대자동차의 3공장 조립라인에서 로봇들이 차체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베이징시 순이구에 있는 베이징현대자동차의 3공장 조립라인에서 로봇들이 차체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품질은 브랜드를 만들고 신뢰는 미래를 만든다.’

27일 베이징 시내에서 출발해 차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베이징현대자동차 3공장. 본부 건물에 들어서자 품질과 신뢰를 강조한 현판 글귀가 눈에 띄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 의지를 담은 현판”이란 게 현장 직원들의 설명이다. 대지 146만㎡ 규모의 이 공장은 베이징시 순이구에 수십여개 자동차 부품업체와 함께 있다. 기존 1·2공장과는 20㎞가량 떨어져 있다. 이 공장은 2012년 양산을 시작해 위에둥, 랑둥, 밍투, 싼타페 등 4개 차종을 생산 중이다. 프레스, 차체조립, 도장, 의장공장을 갖추고 있다.

“쿵쾅쿵쾅.” 이곳 프레스 공장에 들어서니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등에서 공급받은 철판을 누르고, 자르는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작업 중이던 한 직원은 “프레스로 틀을 하나 찍어내는 데 3분50초가량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차체 틀이 100m 이상 늘어서 있다. 차체조립 공장엔 로봇 443대가 불꽃을 튀기며 조립작업을 했다. 차체 겉면을 다듬고 색을 입히는 도장공장 라인엔 20~30대 중국인 근로자가 조를 맞춰 작업했다. 이곳을 거쳐 의장공장의 229개 공정을 통과한 뒤 마지막 OK라인에서 최종 점검을 받으면 완성차가 탄생한다.

3공장을 둘러보면서 가장 눈에 띈 점은 속도다. 언뜻 보기에 생산라인 컨베이어벨트 위의 차체가 휙휙 움직이는 듯 보였다. 숙련된 직원들의 손발도 척척 기계처럼 돌아갔다.

3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97대다. 한 시간에 97대(의장공장 기준)의 완성차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김봉인 베이징현대차 생산본부장(전무)은 “3공장은 생산목표를 처음엔 30만대로 잡았다가 45만대로 늘리면서 2개 라인을 운영 중”이라며 “생산성과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류부열 3공장장(이사)은 “프레스 과정을 제외한 차체 조립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차 한 대당 투입시간(HPV)은 15.8시간으로, 한국 공장(30시간)의 절반 수준”이라며 “2003년 양산을 본격화할 때부터 중국에선 ‘현대속도’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베이징공장의 또 다른 경쟁력 중 하나는 노동 유연성이다. “비교적 자유롭게, 탄력적으로 인력 재배치를 할 수 있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공장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베이징공장에 근무하는 현지 직원의 평균 급여는 월 130만원 정도로, 한국의 6분의 1 수준이다. 직원 평균 나이는 23세다.

3공장을 포함한 베이징현대차는 중국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전략을 다시 다듬고 있다. 권혁동 베이징현대차 판매본부장(전무)은 “5월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투입하고, 하반기 창저우 4공장 완공 이후 신형 베르나를 생산하면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쏘나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모델 판매 비중도 기존 50%에서 올해 55%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본격 판매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1·2·3공장 전체로는 12개 차종을 생산하고 있으며, 105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창저우 4공장(30만대)과 충칭 5공장(30만대)이 각각 올 하반기, 내년 상반기에 완공되면 총 16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에 중국 현지 누적판매 8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베이징=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